퇴근하는 길

중국일상

by 방성진

퇴근하는 길이 기쁜가?

퇴근하는 길이 가벼운가?

퇴근하는 길이 괴로운가?

퇴근하는 길이 행복한가?

퇴근하는 길이 또 다른 시작인가?


어린아이가 있는 직장인에게 퇴근은 반쪽짜리 육아를 해야 하는 시작의 시간이고, 자기개발을 위해 무언가 배우는 직장인에게는 다시 한번 힘을 내야 하는 시간, 퇴근과 동시에 업무의 연장 회식장소로 향하는 직장인들 그 외 갑자스럽게 일어난 일이 아닌 이상 늘 비슷한 일상의 퇴근 이다.


출근과 퇴근 반복되는 일상이 25년이 넘었다. 그 수 많았던 퇴근 길이 나에게는 어떠했는지 문득 생각이 나질 않는다.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나에게 퇴근 시간 멍 때리는 시간이 되었다. 아무 생각이 안 난다. 시동을 켜고 그냥 파랗고 빨간 신호등에 맞춰 서다가다를 반복하면서 가다 보면 어느덧 집에 도착해 있다.


이제는 차가 없는 뚜벅이다. 멍 때리고 가다가는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수도 있고, 오고 가는 차도 피해 다녀야 한다. 예전에는 하지 못 했던 노을을 보고 사진도 찍는다. 이어폰으로 노래도 듣고 길 옆에 파란 입을 보면서 걷는다. 걷다 보면 오늘 회사에서 한 일, 팀원들과 나눈 대화, 내일은 무얼 해야 할지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


전 회사에서는 사내 식당에서 저녁을 해결하고 퇴근하였지만 이제는 누군가 밥을 차려주지 않는다. 그래서 퇴근하면서 집에 있는 식재료로 무얼 해서 먹을지 생각해야 한다. 오늘은 당근, 양파, 감자가 있다. 생 당근과 과일도 하루이틀이지 따뜻한 뭔가 먹고 싶다. 그래서 카레를 해 먹기로 하였다. 고기는 없지만 제법 맛있는 카레 맛이 났다. 요리는 재주가 없는 내가 하루하루 살기 위해 재료를 사서 해 먹는 모습이 참 웃프다.


해외 이직을 하면서 내가 약속한 것이 한 가지 있다. 퇴근 후 오피스텔에서 절대 술 마시지 않기로 했다.

외롭고 힘들다고 술에 의지해서 살면은 맑은 정신으로 생활이 안될 것이 뻔했다. 아직까지 그 약속은 지키고 있으니 다행이다.



오늘 하루도 잘 보냈어. 그리고 잘 버텼어. 그렇게 하루하루 최선은 아니어도 너답게 보냈으면 된 거야.

너에게 솔직 하지 못 했던 건 반성하고 남을 시기 했다면 그러지 않도록 노력하면 돼.


환경이 바뀌니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이 요즘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할 것이 많아졌다.

그래서 퇴근하는 시간만큼은 조금 천천히 걷고 머리를 들고 좌우를 살피면서 퇴근한다.

예전과 다른 나에게 퇴근은 하루의 생각을 정리하고 저녁 메뉴를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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