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면 머리가 맑아진다.
달리면서 주위를 보면 많은 사람들이 있다. 가벼운 조깅부터 오래 달리기까지 각자 목표로 한 시간과 속도를 유지하면서 달린다. 나 같은 경우는 짧게는 5킬로 길게는 20킬로 정도 달리는 연습을 하고 있다. 평균 시간은 약 30분에서 2시간 조금 넘는 시간이다. 20킬로 이상 달릴 때는 속도에 상관없이 최대한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달리는 편이다.
달리는 횟수는 주 5일에서 6일을 달린다. 거의 매일 달린다. 처음부터 매일 이렇게 달리지는 않았다. 시에서 운영하는 체육센터 안에 헬스를 하면서 주 2회, 3회 정도 달리다가 두 달 전부터는 야외에서 매일 달리고 있다. 아무래도 조금 중독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평일에는 새벽, 주말에는 저녁을 이용해서 달리는데 항상 주위에 사람들이 많다. 시간대에 따라 달리는 연령층이 나뉘는데 새벽에는 중년부터 노인까지 저녁에는 젊은 연령층이 주를 이룬다.
달리면 스쳐가는 사람들이 많다. 얼굴표정도 보고 자세도 보고 체형도 본다. 숨이 턱에 차서 숨소리가 거친 사람, 몸이 앞으로 쏠린 사람, 달리기를 오래 한 테가 나는 날렵한 사람, 중년에 건강관리를 하려는 사람, 다이어트를 위해 달리는 사람 많은 사람들이 스쳐 지나간다.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달리까?. 문득 다른 러너들은 달리기를 하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궁금해졌다.
주말 2시간 넘게 달린 날은 아내가 묻곤 한다. 지루하지 않아?. 노래라도 들으면서 달리면 좀 괜찮지 않나?.라고 지루함을 달래주려는 듯 건넨다. 노래를 들으면서 달리면 지루함은 달래 줄 수 있을 것이다. 솔직히 다 해봤지만 2시간을 넘게 달리면 내 몸에 달린 팔다리도 무겁게 느껴진다. 흐르는 땀이 이어폰과 귀 사이를 파고들면 그것 만큼 성가신 게 없다. 물은 수분 부족으로 탈진이 오면 안 되니 어쩔 수 없이 지퍼주머니에 달고 뛰지만 그 외에는 필요가 없다. 아내의 지루함은 2시간 이상 같은 행위를 반복한다는 데 있다. 지루 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생각하기 나름이다. 지루하다고 생각하면 한 없이 지루 할 수 있고, 편안하게 생각하면 한 없이 편안한 행위 일 수 있다고 본다.
무념무상 이라는 표현이 맞을것이다.
불멍, 물멍, 요즘 무슨무슨 '멍'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캠핑을 가면 불멍, 집에 어항이 있으면 물멍이라고들 한다. 그런데 그 멍 때리는 동안 무슨 생각을 할까. 아무 생각이 없다. 잡념 없이 그냥 바라보면 힐링이 된다고 한다. 어떤 일에 집중을 하면 다른 잡념이 없어지고 머리가 맑아지는 과정 같다. 이 과정이 지룸함일까?. 아니라고 본다. 일상을 벗어나 한 적한 곳에서 장작불을 쳐다보는 것은 생각만 해도 힐링이 된다. 1시간 아니 2시간이라도 할 수 있다. 복잡한 생각, 고민거리, 인간관계등 여러 가지 생각 들이 빠져나가듯 편안해지는 기분일 것이기 때문이다. 달리기도 마찬가지다. 달리면 아무 생각이 없다. 주위 풍경도 보고 사람들도 보지만 잠시 뿐 결국 앞만 바라보고 달릴 뿐이다.
달리면 몸에서 땀과 함께 불순물이 빠져나오듯 머릿속에서도 잡념이 빠져나온다. 그래서 달리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고 차분해진다. 잘 못 된 부분을 다시 재 정리해서 생각하고 실행할 수 있는 동기가 되고 힘을 준다. 내 옆을 스쳐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도 매일매일 '달리기 멍'을 할까?. 다들 목표가 있을 수 있고 취미로 할 수도 있지만 달리고 난 후 개운함은 같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