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겸손이 어려운데 겸손해야 할 수 있다.

서두르면 다침

by 방성진

수영은 자세가 좋아야 오래 빨리 갈 수 있다. 머리가 물 밖으로 나오면 몸은 가라앉고 팔이 귀에서 멀어지면 앞으로 더디게 간다. 내가 어릴 때 만해도 수영을 배워서 하는 사람들은 드물었는데 요즘은 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많이들 배운다. 수영뿐 아니라 축구교실, 농구교실, 테니스, 배드민턴 등 왠 만한 스포츠 학원이 많다. 그런데 달리기를 배우는 사람은 주변을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오히려 '달리기를 배워야 돼?'라고 되묻는다. 태어나서 걷고 달린 세월이 얼만데 그걸 배우기까지 해야 한다니 조금 우스운 소리 같기도 하다. 그 우스운 소리가 요즘 나에게는 전혀 우습지가 않다. 그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 발목과 무릎이 아프다. 컨디션이 좋은 것 같은 느낌에 조금 무리를 하면 한쪽 무릎이 시큰 거리거나 발목에 통증이 온다. 그동안 아침 공복 달리기로 몸무게도 줄어서 무리가 안 될 줄 알았는데 영 좋아지지가 않았다. 하루 무리를 하면 다음날은 쉬어야 했다. 올해는 풀코스 마라톤 대회 참가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렇게 연습하다가는 중간에 포기하기 딱이다. 그렇다고 목표를 정해놓고 포기할 수도 없어서 여기저기 알아본 결과 뒤통수 한 대 맞은 기분이 들었다.


혹시 내가 그동안 좋지 못 한 자세로 달리고 있지는 않았는지 머리가 번쩍 했다. 100m 단 거리 달리기가 아닌데 전력질주 하듯 몸이 기울어져 있었던 것이다. 그 자세로 한 시간 넘게 달리다 보니 하체에 무게가 많이 가게 되고 결국 버티지 못하고 탈이 난 게 아닐까. 몇몇 영상을 보고 그대로 따라 해 보았다. 역시 자세가 문제였다. 시작만 하면 나도 모르게 몸이 앞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오래 달리기는 머리와 몸통 다리의 한 축으로 가능한 기울어지지 않고 편안한 자세로 달려야 무게가 분산이 돼서 오래 달릴 수 있다.


둘째 오래 달리면 어깨가 아프다. 한 시간 넘게 달리면 항상 어깨 근육이 아파서 달리면서 팔을 올리거나 내리면서 달리기를 했다. 그것도 잠시 통증이 다시 몰려왔다. 이것 역시 영상을 찾아보니 나 같은 사람이 한 둘이 아니었다. 그 이유는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나도 모르게 어깨에 힘이 들어간 상태로 오래 달리다 보니 어깨에 통증이 온 것이다. 어깨에 힘을 빼고 달려야 했지만 두 어깨를 위로 힘을 주고 긴장 상태로 오랜 시간 달린 게 문제였다. 의식적으로 라도 어깨에 힘을 빼고 편안하게 달려야 오래 달릴 수 있는데 무의식적으로 힘이 들어간 것이 문제였다.


셋째 다리 근육 통증이 있다. 모든 운동은 준비 운동이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그 준비운동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나도 한 칼에 무시하고 달리기를 시작했다. 특히 이른 아침에 달리기는 더욱 준비운동을 통해 관절, 근육을 풀어주어야 하는데 이것 역시 의욕이 앞섰다. 뭐가 그리 바쁘다고 5분 10분 준비운동 시간을 무시했을까. 근육 통증은 당연한 결과라고 본다.


달리기는 아주 단순하고 하찮게 여기기 쉬운 운동이다. 신체 건강하고 두 다리 두 팔이 있으면 누구나 달릴 수 있는 운동이다. 그런데 이 달리기가 1시간 2시간이 넘어가고 3~4시간이 되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운동이 된다. 지구력, 심폐, 근육, 관절의 능력이 길러져야 달릴 수 있는 운동이다. 화려한 기술이나 자세가 필요하지는 않지만 기본 중에 기본이 갖춰져야 가능한 운동이다.


어른들이 하는 말씀 중에 '사람은 기본이 되어야 한다'라는 말이 있다. 여기서 기본은 최소한의 예의와 자세다. 그 기본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질 수 없다. 가정에서 부모의 영향, 커가면서 친구들과의 영향과 자신만의 옮은 신념이 쌓여 40,50대에 평가받는 것이다. 마라톤도 기본이 안되면 절대 완주할 수 없는 운동이라고 본다. 위에 말 한 기본은 자고 일어나면 만들어지지 않는다. 시행착오를 겪은 사람들을 보고 문제점을 고쳐나가야 한다. 나한테 맞는 자세와 짧은 거리부터 꾸준한 연습이 지구력과 근력을 만들어 준다. 겸손하지 않으면 완주라는 목표는 생각할 수 없는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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