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스마트 워치, 꼭 필요할까?

장비의 도움은 최소한으로 하자.

by 방성진

달리기 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아침, 저녁 시간에는 동네 근처 운동장 트랙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트랙 라인이 4개, 8개 정도인 운동장은 걷는 사람, 달리는 사람 합치면 조금 과장해서 트랙을 꽉 채운 느낌이다. 라인을 보면 걷는 라인, 달리는 라인을 구분해 놓았지만 지키는 사람들은 별도 없다. 아마도 라인에 쓰여있는 데로 하면 달리기 라인은 종종걸음으로 달려야 할지 모르겠다.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스마트 워치를 손목에 차고 달린다. 달리다 보면 시간과 심박수, 자신의 달리기 페이스를 확인하면서 달리는 용도로 많이들 차고 달린다. 종류도 다양하다. 핸드폰 브랜드 시계, 스포트 전용 시계, 달리기 전용 시계등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런데 이 시계 비용이 만만치가 않다. 최소 10만 원대부터 백만 원이 넘어가는 시계까지 다양하다. 쉽게 구매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나의 경우는 매년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고 있었지만 스마트 워치를 이용해서 달리지는 않았다. 지금 차고 있는 시계는 구매한 지 한 달 정도 되었고 10만 원대 시계를 이용하고 있다. 내가 그동안 스마트 워치를 구매하지 않은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운동장 트랙에서 달리면 대부분 전광판 시계가 있다. 그 시계를 보고 '몇 시에 시작해서 몇 시까지 달리자'라는 작은 목표를 정해놓고 달렸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전문용어로 '시간주'라는 개념이었다. 속도는 무시하고 몇 시간을 달릴 것인지 정해놓고 달리는 것이다. 달리다 보면 나도 모르게 속도가 빨라지고 숨이 차기도 한다. 그럴 때는 의식적으로 속도를 늦추고 천천히 달리면 심장을 차분해지게 만들면서 달렸다. 속도와 심박수를 무시하지만 어떻게 하든 시간은 채워야 하는 달리기 주법이다.


운동장 트랙에서 달리면 대부분 한 바퀴가 400m 거리로 정해져 있다. 10바퀴를 돌면 4k가 되는 셈이고 25바퀴를 돌면 10k가 된다. 이 때는 시간은 무시하고 달린다. 한 시간이던 두 시간이던 정해놓은 바퀴를 달리는 것이다. 이것은 '거리주'라는 개념이다. 운동장이 아닌 야외에서 달리면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운동장에서 달리면 90% 이상 정확한 거리를 가늠할 수 있다.


시간과 거리라는 기준을 가지고 달리면 트랙에서 달릴 경우 굳이 스마트 워치가 필요는 없다. 내가 수년 동안 스마트 워치 없이 마라톤 준비를 하면서 연습한 경험상 그렇다. 그러나 트랙이 아닌 야외에서 달릴 경우는 스마트 워치의 기능을 이용하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프, 풀 마라톤 대회를 준비하려면 트랙에서 준비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언덕 달리기, 인도를 이용한 일반 도로 달리기, 불규칙한 거리 달리기 등 여러 장소에서 경험을 쌓는 것이 도움이 되기 때문에 달리면서 내 몸 상태를 체크하고 달릴 필요가 있다.


내 경우만 보더라도 최소한 3~4곳의 장소를 번갈아 가면서 이용하고 있다. 풀 마라톤 참가를 위해 연습은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조절이 필요함으로 스마트 워치의 기능을 많이 이용하는 편이다. 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내가 달리기를 하려는 목적에 맞고 시기가 맞을 때 이용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된다. 장비는 장비일 뿐 어디까지나 나의 마음가짐이 제일 중요하고 그다음이 장비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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