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과욕의 끝은 부상만 있다.

마라톤 준비

by 방성진

욕심은 결국 자신을 불행하게 만든다. 이 말은 진리이며 대부분 아는 사실이다. 다만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막상 목표나 성과를 이루기 위한 상황에서는 이 말을 망각하고 만다. '조금만 더 하면, 조금만 더 가면'이라는 생각에 욕심을 부리게 되고 결국 그간의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가는 상황이 종종 생긴다.


마라톤은 천천히 오래 그리고 행동의 큰 변화 없이 하는 운동이다. 오르막 내리막을 달릴 때는 자세나 속도가 달라지지만 대부분 팔, 다리 동일한 반복 운동이다. 그래서 부상 없이 할 수 있는 운동이라고 종종 짐작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이론으로 본다면 맞는 말이다. 그런데 몇 가지 조건들이 있다면 달리기도 부상이 빈번하고 한 번 부상은 달리기는 물론 걷기도 힘들게 한다.


마라톤 신청을 덜컥하고 훈련을 제대로 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 5킬로, 10킬로, 하프, 풀 코스라는 다양한 코스가 있다. 가끔 5킬로 10킬로는 연습 없이도 할 수 있다는 젊은 사람들이 있다. 평소 짧은 조깅이라도 꾸준히 한 사람이라면 그나마 낳은 편이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이라면 대회가 끝나면 회복시간이나 몸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 내 생각에 하프코스와 풀 코스 마라톤은 5킬로, 10킬로와는 다르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단 기간 연습으로 할 수 있는 거리는 아니다.


몇 년 전 나 역시 10킬로를 쉽게 소화한다고 생각하고 하프코스에 신청한 적이 있었다. 이런저런 핑계로 연습을 충분히 하지 못 하고 참가하게 되었다. 연습 부족으로 참가한 하프코스 마라톤은 지옥을 맛보게 하였다. 걷고 뛰기를 반복하였고 탈진과 다리에 큰 무리가 갔었다. 완주는 하였으나 제대로 걷지를 못 하여 병원치료를 받아야 했고 후유증은 한 참 동안 지속 되었었다. 그 후로 하프코스 마라톤 참가 할 때는 연습을 충분히 하였고 다시는 처절한 대회는 하지 말아야 하겠다고 다짐하였다.


이번 풀코스 마라톤 참가도 다르지 않다. 거리로 보면 하프코스의 두 배 거리이다.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거리이며, 내 몸 상태가 어떻게 될지 가늠하기 어렵다. 그래서 다른 대회보다 몇 배 연습을 이어 가고 있다. 문제는 연습이 과하면 탈이 난다는 것이다. 최근 장거리 연습을 주 1회 25킬로~30킬로 정도를 하고 있다. 더운 여름에 못 한 장거리 연습을 무리한 탓일까. 며칠 전부터 걸을 때 무릎 안쪽에 통증이 느껴졌다. 몇 달 전부터 다치지 말고 연습하자고 다짐했는데 대회 한 달을 앞두고 나타난 통증이 야속하기도 하고 걱정이기도 하다.


며칠 연습을 미루고 무릎 상태를 보기로 하였다. 10~20미터를 살짝 달려보기도 하고 스트레칭을 해 보기도 하면서 호전되기를 바랄 뿐이다. 한 번이라도 장거리를 더 달려봐야 하는 조급한 마음에 탈이 난 걸까, 아니면 완급조절을 못 해서 그런 걸까 많은 생각이 든다. 반년 정도를 부상 없이 연습해 왔는데 대회가 가까워져서 조급한 마음에 이성적으로 생각하지 못하고 무리한 것 같다.


마라톤에서 과욕은 부상뿐이다. 연습 과욕, 시간 단축 과욕은 내 몸이 허락하는 한에서 해야 부상이 없을 것 이다. 부상으로 대회 참가도 못 하고, 대회 중 부상으로 구급차에 실려 가는 모습은 상상하기도 싫다.

부디 통증이 사라지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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