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랍게도 적지 않은 분들이 마음을 건네주셨어요.
여행을 다녀와도 집에서 쉬고 있어도 '내가 정말 원하는 일은 무엇일까' '내가 좋아하는 일은 무엇일까' '지금까지 해오던 일이 아니고선 정말 답이 없는걸까' '어떻게 살아야할까' 에 대한 궁금증은 풀리지 않았습니다.
책에서 혹은 TV에서 "여행을 다녀온 후 나의 인생은 달라졌습니다" 라는 말처럼 되지 않더군요.
사람도 만나고 책도 보고 이전에 경험해보지 않았던 생각들을 해보며 마음의 면역력을 키우려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예상하고 기대했던 일이 약간이라도 틀어지거나 하면 여전히 불안해하고 초조해해며 내 주위에 철벽이 둘러싸는 듯한 갑갑함이 느껴지곤 했습니다.
그래도 꼴에 가장이고 남편이라고 흔들리지 않은 척 했답니다.
알아도 모르는척하는 아내가 대번 눈치 챌것을 알면서요.
사실 어제에도 그런 경험을 했었구요.
사실 여행을 다녀와도 집에서 쉬어도 뭔가 답이 나오지 않고 이런 이야기 또한 답이 나오진 않았습니다.
물론 나오지 않을것이란 걸 알고 있었습니다.
무언인가 해봐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생각으로 시작해 생각으로 끝내지 말고 그것을 경험으로 이어가면 최소한 마음의 면역이라도 키워갈 수 있겠지라고 말이죠.
그래서 생각해오던 가족여행을 떠났고 모르던 사람들도 만나고 안가던 도서관출퇴근도 해보구
블로그를 통해 같은 상황에 처한 분들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려 했습니다.
그래서 얼마전 '커피 한잔 하실래요?' 라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저와 같은 상황에 이미 처했거나 곧 맞닥뜨릴 분들이 많이 있겠다 싶었어요.
그 분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어떨까 하구요.
인기,파워 블로그도 아닌데 덧글이 하나도 달리지 않으면 어쩌나 했는데
놀랍게도 적지 않은 분들이 비밀댓글로 장문의 마음을 건네주셨어요.
세분의 허락을 받고 덧글을 공유합니다. 같이 나눠요^^
첫번째 이웃님의 마음입니다.
"아내분 블로그를 보다 여기까지 와서 글들을 읽고 있어요. 저희 부부는 아직 아이는 없지만, 결혼 후 남편도 직장을 그만두고 몇 달간은 그냥 종일 책을 읽었지요. 그러다 지금은 시험을 하나 준비하고 있는데, 쉽지 않은 일이고, 그만 둘 때의 용기와 더불어 설렘도,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 시들해지고 지치기도 하는 게 사실이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좋은 일이 있지 않겠나 위로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남편이 이 블로그를 본다면 당장 커피한잔 하러 보내고 싶은 마음이네요. 그림 잘 그리는 아드님과 재주 많은 아내분과 세 분 너무 아름답습니다. 늘 쫓기듯 지나온 일상이었는데 두 분 모두 글이 따뜻하고 편안해 좋네요. 자주 놀러와도 되지요? ^-^ 무슨 일을 하시게 되든 전보다 더 즐기며 사실 수 있는 좋은 일을 시작하시게 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이 분은 덧글공유를 부탁드리는 요청에 긴글로 회신을 주셨습니다.
"우노님 글에 많은 분들이 공감하셨군요.나이가 많아지고, 결혼을 하고, 더욱이 아이가 생겨나면 내 삶이지만 내 것인냥 누리기 힘든 순간이 많이 찾아오는 것 같아요. 나 자신이 행복하지 않다는 사실을 하루에도 수십번, 혹은 그 이상 발견하지만 계속 그 자리에 머물게하거나 체념케하는 가장 큰 이유가 물론, 새로운 시작에 대한 불안감과 현실의 안정 사이의 고민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사회적 시선에 의한 부담같은 게 아닐까하는 생각을 가장 많이 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기혼 남자분들은 그 부담이 더 큰 현실에 있는 것 같고요. 저희 부부도 막상 새로운 선택을 하고 나서 가장 힘든 것이 그 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우노님 글을 보게 되었고, 어쩐지 저희 부부랑 비슷한 상황에 공감도 되고, 또 사이좋게 아름다운 부부의 모습으로 생활을 채워가시는 듯한 모습에 배울 점이 많다고 느꼈고 위안도 얻었습니다. 다른 분들도 비슷한 점에서 공감하시지 않았을까싶고요.^-^아무튼, 우노님께서 올리신 글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과 응원을 얻었다면, 그 여러 이야기들이 모여 또 다른 분들에게 힘과 용기를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행복은 먼 미래의 것이 아니라, 우노님처럼 내 아이가 성장하는 모습에서 얻게 되는 소중한 감동의 순간에서 오고, 부부가 서로 이해와 인내를 주고 받는 그 순간이라는 사실을 우노님의 글을 통해 여럿이 느낄 수 있다면 참 좋은 일이 아닐까합니다.^^조용한 일요일에 비까지 오니 댓글이 이상하게 길어진 것 같습니다. 간단히 "네~^^"라고 쓰긴 어쩐지 아쉬웠습니다. ^^ 아내분과 모범수 (?) 아드님과 행복한 주말 되세요~^^"
두번째 이웃님의 마음입니다.
"안녕하세요! "회사 가기 싫다!"는 생각에 휩싸여 쉬이 잠을 청하지 못하고 있는 한 사람입니다. 나 말고도 누군가 이런 고민을 했고 지금도 하고 있겠지?라는 생각에 검색해서 우연히 형님 블로그를 들리게 되었네요. 전 올해 30살이고 벌써 회사 생활을 한지 4년이 된, 5년차 직장인이네요. (저는 아직도 학생같은데..) 남들이 보기엔 좋은 회사, 좋은 환경.. 지금보다 더 좋은 대기업이 몇이나 된다고 그런 소리를 하냐고 할 때마다 항상 "나는 결혼도 안 했고, 부모님도 회사에 다니시니 늘 당당하게 다닐거야. 부당함을 느끼면서까지 다닐 이유는 없어."라고 했지만.. 어느 순간 지금 누리고 있는 모든 것들이 돈이고 이 회사를 관두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에 매일같은 야근.. 야근 정말 2016년 설 이전까지 매일 야근만 했네요. 이건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드는 한편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은 이게 아닌데? 라는 물음엔 준비는 됐냐?는 반문이 저를 발목 잡네요. 취업하던 그 순간만큼의 절박함도 노력도 없고.. 이제 가진거라곤 빛나는 졸업장과 회사경력?ㅎㅎ 별볼일 없는 것 같고.. 그동안 내심 위안을 주던 부모님의 경제력도 내년 상반기가 아버지 정년이라 더 이상 버팀목이 되어주지 못하는 시점에서 고민만 깊어가네요. 이런 생각은 이전에도 몇 번 했었지만 처음에는 안 좋은것만 눈에 들어오니 더 버텨보자 두번째는 이제 1년 지났으니 3년은 버텨보자 이런 생각으로 덮어뒀었는데... 퇴직을 한다면 퇴직하고 무엇을 해야할지 어떻게 할지 고민입니다. 동기들보다 일찍 취업했지만 이제 다들 슬슬 자리 잡아가는 와중에 돌연 있는 자리를 걷어차는 것 같아 자신이 없네요. 작년엔 과로로 쓰러진 적도 있고 더 이상의 자기계발이 없었던 것도 보충하고 싶고 그렇지만 이게 꼭 퇴직을 해야만 할 수 있는 건지 왜 퇴직하고 싶은건지.. 그런 고민들로 가득한 잠 못 이루는 밤입니다...ㅎㅎ 너무 긴 댓글이죠? 즐건 주말 보내세요^^"
세번째 이웃님의 마음입니다.
"우노님의 포스팅 잘 읽고 갑니다... 퇴사후 거짓말쟁이가 되어간다는 말... 저는 퇴사후 7개월째되가는 28세(29세구나..) 여... 취준생.. 이네요.. 아침일찍 화장하고 출근해야하는데 운동복입고 헬스장가는 아가씨.... 관리소아저씨를 마주칠때마다 ... 머쩍네요... 학생이냐고 물어보시던 아저씨에게... 그저 아니에요라고 못하고 그저 웃고... 돌아서구요... ^^ 저는 원했던 회사에 청년인턴을 하고 전환이 안되서 26세... 그리고 취업준비...그리고 27세에 들어간 첫회사는 입사 후 6개월후부터 경영악화가 시작되었고... 그렇게 1년 8개월을 근무하고... 퇴사하였네요... 자발적이던 비자발적이던... 더늦기전에 원하는 직장 원하는일 하겠다고 당당하게 나왔는데. 작년말 목표기업에 입사하지 못하고 이렇게 병신년을 맞이했네요... 리프레시차원에서 유럽여행다녀온지도 한달이지났고... 눈보라를 핑계로 오늘 무슨 강연을 가기로했는데 취소하고 쉼을 하고 있는 제가 불안하던 찰나 우노님의 글을 읽고 여러가지 느끼고 갑니다. 퇴사후 가지는 감정들이나 느낌들.. 조근조근 솔직하게 풀어가시는 이야기들이 중간중간 너무 와닿네요... 사실 가끔 취업사이트에 고민게시판에 남기기도 하지만.... 창살같은 댓글들에 정신도 차렸다가 상처도 받았다가 하는데 우노님의 블로그를 보다가 이한마디만 쓰려고 했는데 이렇게 길어졌네요 " 당신의 인생의 매 순간을 응원합니다. 행복하세요." (다른 포스팅도 읽고 갈 예정이에요)"
진심을 담아주신 이웃분들의 덧글이 정말 힘이 되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