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온갖 사소한 것들로 뭉클함을 만들어내는 그녀만의 매력
"장모님, 생신 축하드립니다!"
"응, 자네도 생일 축하해!"
오늘, 생일이 같은 장모님과 저의 생일 축하 통화입니다.
신기하죠?
저도 여전히 생일 때마다 신기합니다.ㅎㅎ
헌데 오늘 저녁 생일상에 케이크가 없습니다.
왜냐고요?
"오빠, 내일 생일 케이크 어떤 걸로 먹을래?"
"며칠 전에 결이 생일 때 먹어서 안 먹어도 돼,
우리 출출한데 치킨으로 케이크 퉁 칠까?"
생일 전날 저녁 아내와의 대화입니다.
아내는 다이어트한답시고 저녁식사로 토끼처럼 양배추만 '우거적 우거적'먹었습니다.
허기에 지친 아내는 저의 꼬임에 바로 넘어가 버리더군요.
그렇게 우리 부부는 생일 전날 밤 10시 30분에 내일 먹을 케이크 대신에 치킨을 시켜먹었습니다.
그리고 생일날 아침, 체중계에 오른 아내는 비명을 질렀지요.
저녁 6시, 집에 도착하니 얼큰한 돼지 김치찌개가 보글보글 끓고 있습니다.
전 미역국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내에게 얼큰이 돼지 찌개를 부탁했죠.
그랬더니 보글보글 찌개 옆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갓 지은 새하얀 첫눈 같은 밥 한 공기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 위에는 엄마가 보내준 쑥쌀 떡 반죽이 푹 삶아진 채 어떤 모양을 내고 있고요.
"I LOVE YOU"
아내의 매력입니다.
세상의 온갖 사소한 것들로 뭉클함을 만들어내는 그녀만의 매력인 거죠.
케이크도 미역국도 없는 생일 밥상인데 이리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