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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퇴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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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노 Sep 18. 2018

뭘 어쩌라는 걸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그랬듯 우리는 또 도전합니다

일하던 중 음악을 듣기 위해 포털사이트를 열었습니다.

그런데 첫 화면 한 귀퉁이에 낯익은 얼굴이 보입니다. 자세히 보니 작년 SBS스페셜 "퇴사하겠습니다" 에 같이 출연했던 분이었습니다. 방송 관련 일을 그만두고 동네 작은 서점을 운영하시던 분이었는데 올해 같은 방송에 다시 출연했던 것입니다. 


이번 주제는 '자영업 공화국의 눈물', 


하아,,,,,,

제목만 보면 그다지 유쾌한 내용은 아닐 것 같습니다. 

잘 되기를 바랬던지라 왠지 기분이 싸합니다. 


역시나 이 분, 서점을 접고 재입사를 하셨습니다. 


"가족의 동의를 얻어, 적게 벌어도 나의 삶을 살아보겠다고 시작한 서점이었지만, 한달, 두달 그리고 몇달이 지나고 나니 점점 서로가 힘들어지는 걸 느꼈습니다."


"회사에선 한달20일만 일하고 휴가도 보내주면서 몇백을 버는데, 자영업은 한달내내 일하고 휴가도 맘껏 즐기지 못하면서 회사보다 훨씬 적게 번다는 사실을 체감했습니다."


"친구들은 부러운 눈빛으로 말해요, '아침에 늘어지게 늦잠자도 되서 좋겠다, 놀러가고 싶을때 놀러가서 좋겠다' 그럼 저는 조목조목 답변을 해요. 그렇지 않다고."


누구든 자영업의 악조건을 모른채로 시작하진 않았을것으로 생각됩니다. 

알지만 경험하지 않았으므로 체감의 정도가 달라 쉬이 생각했던 것일까요. 

남 일 같지 않아 오후 내내 일이 머리에 들어오질 않습니다.


얼마전에는 오랜시간 인연을 맺고 있는 친구집에 놀러갔습니다. 남편끼리 동갑, 아내끼리 동갑 이라 대화가 참 잘 통하는 친구부부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많은 얘기들을 나누었죠. 이 가족들과의 대화는 언제나 즐겁습니다.  헌데 이 분, 직장을 다니고 있더군요. 네, 맞습니다. 이 분도 많은 고민끝에 회사를 그만두고 자영업을 시작했었습니다. 약 1년여정도 운영하다 육아문제로 자영업을 접고 재입사 했습니다.



@2018 결이고운가의 밤하늘


주변의 자영업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보면, 하나같이 쉽지 않습니다. 

모든이들의 삶이 같지 않기에 부부간의 대화,타협, 수입, 라이프스타일, 육아문제, 이유도 참 다양합니다. 


퇴사가 유행처럼 번지며 많은 언론과 미디어가 '이 때다' 하며 미사어구를 붙혀가며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생산해냅니다. 지칠대로 지친 직장인들은 있는 그대로 흡수하고 실행에 옮기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직장인들이 자영업을 고민중이라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생각만 하다 끝나는 것보다 죽이되든 밥이 되든 경험해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허나, 한번의 실패를 딛고 일어서기 힘든 세상인 것은 분명합니다. 어떤 길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길인지를 판가름하기 쉽지 않습니다. 

 직장인이 자영업을 고민하는 것은 현재 직장에 대한 불만과 힘듦보다는 미래에 대한 불안에서 시작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러한 평생직업은 있어도 평생직장은 사라진 시대입니다.불안은 언론과 미디어가 한 몫 톡톡히 해냈습니다. 생각하면 할수록 참 어렵습니다. 여전히 모르겠습니다. 호기롭게 퇴사하여 자영업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계신분들은 도대체 어떻게 하신걸까요.


이러한 고민들로 인해 현재의 시간들을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덮어버리고 싶진 않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흠...


이 시대의 40대 가장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조금은 안쓰러운 세대인듯 합니다.


저 역시도 40대에 들어선 가장이고, 퇴사 후 1년여간 자영업은 아니지만, 지속가능한 나의 일을 찾아 헤메다 재입사를 한 경험이 있기에 저 분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뼛속가지 스며드는 듯 합니다.


최근 일을 시작한 아내는 방송을 보고 난 후, 일에 대한 불만을 잠시 내려놓고 조금 더 버텨보아야겠다 라는 말을 건넵니다. 

저는 회사를 다니며 회사 이후의 일을 준비한다는 것은 운전을 하기위해 면허증을 따는 것만큼 반드시 필요한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들게 됩니다. 이렇게 하는 것을 '사이드잡'이라고 부르더군요. 회사와 사이드잡을 병행하며 사이드잡이 정상궤도에 오르면 메인잡을 놓아버리는 것입니다. 




말 참 뻔지르르하죠.

말은 누가 못하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그렇듯 우리는 또 다시 도전합니다.


헛헛한 마음에 주절 주절거려봅니다.


우리 힘냅시다. 에혀~




Q. 왜 퇴사록인가요? 

A. 퇴사 후,  저는 삶을 바라보는 태도가 조금 바뀌었습니다.  제 삶은 2015년 10월 1일의 퇴사 전,후로 나뉠수 있을만큼 일상을 대하는 시선 또한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다시 입사를 했지만, 퇴사록이라는 이름으로 퇴사 이후의 기록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마음만은 여전히 퇴사 중이며 당시의  마음가짐으로 지금을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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