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요금제가 일깨워준 인생
스마트폰 통신사 약정 만료 한달을 앞두고 알뜰통신사로로 옮기게 되었다. 월 데이터 1.5기가에 월사용료 38,000원이라니... 아이폰 한번 써보겠다고 혹 했던 충동에 2년동안 왠지 헛돈이 새어 나가는 듯한 찝찝함이 계속되었다. 이번 알뜰통신사는 월14,400원에 데이터를 5기가나 사용할 수 있게 해주었다. 세상 아까운 것 중에 하나가 스마트폰 월 이용료였는데 헛돈 쓰는 듯한 찝찝함에서 드디어 탈출하게 된 것이다.
데이터 1.5기가 시절, 그 달의 마지막 주차가 되면 항상 데이터가 부족했다. 그 놈의 데이터가 뭐라고 '500메가만 더 있었으면 딱 좋을 듯 한데, 500메가가 아쉬워' 라고 매번 혼자만의 푸념을 늘어놓고는 했다.
이랬던 내게, 이제 데이터가 5기가다. 충분하다 못해 넘쳐난다.
그런데, 그런데...
5기가 데이터 사용 첫달, 일주일을 남겨두고...난 데이터 거지가 되었다.
럴수가...이럴수가...
10여년전 나는 중국에서 직장을 다녔다. 좀 더 넓은 세상으로 다양한 일을 경험하기 위해 중국으로 아내와 함께 건너갔다. 이 회사는 한국에서보다 좀 더 나은 조건의 급여를 제시했고 나는 저축을 더 늘릴 수 있을것이라는 희망을 가졌다. 한달이 지나고 또 일년이 지났지만 저축은 크게 늘지 않았다. 한국에서 100만원 받으며 50만원을 쓰고 50만원을 저축했으니, 중국에서 200만원 받으면 똑같이 50만원 쓰고 150만원을 저축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수입이 늘어니니 씀씀이도 같이 늘어났다. 곳간이 넓어지니 이 곳을 채우고 싶어졌다.
욕심이란게...이런거구나..생각했다.
10년전 중국에서처럼 분에 넘치는 5기가의 데이터는 평소에 사용하지 않던 앱들까지 무차별적으로 사용하게 만들어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량마저 늘려버렸다. 데이터 자산이 늘어나니 씀씀이가 커져버렸다.
1000억의 재산을 소유한 재벌이 돈의 질주를 멈추지 못하는 이유는 저 위에 있는 1조의 재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었다. 그 아래 100억을 소유한 이는 1000억을 바라보며 질주하고, 그 아래 10억을 소유한 이는 100억을 바라보며 질주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인간의 존엄을 해치지 않으며 살아갈 수 있는 경제적 여건만 유지할 수 있다면 지금을 만족하며 살아도 충분하다.욕심은 채울수록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불어난다는 것을 알뜰요금제 5기가 데이터가 다시한번 상기시켜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