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평화의길 500km 횡단종주 걷기명상
1. 49재
- 어머님, 어제는 강원도 원통 마을길을 하염없이 걷다가 제가 지금 걷고 있는 이곳 DMZ 평화의길 위 여정이 바로 어머님을 추모하며 기리는 저만의 49재라는 생각이 새삼스레 들었습니다.
= 내가 병상에 있을 때 언젠가 네가 내게 물었지. 내가 죽고 난 다음에 나를 위한 49재가 필요하냐고 말이다.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난 대답했지. 그때 너는 내가 죽음 뒤 즉각 내영혼의 본래 자리로 돌아갈 것이기에 자식이 따로 돌아가신 부모를 위한 별도의 추모 명상수련이 필요치 않다는 정도로만 생각했지, 세간에서의 49재의 기간 동안 너는 무엇을 하면 좋을지에 대한 생각으로까지 나아가지 못하더구나. 그랬기에 그에 대한 아무런 질문이 없었지. 그때 네가 미처 묻지 못한 질문에 대한 회답을 어제 네가 길 위에서 순간 파장으로 받아내더구나. 기특하다. 좀 늦어졌지만 말이다.
- 네, 어머님. 인간의 더디 됨과 부족함을 다시한번 자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비록 많이 늦어졌습니다마는 필요한 때에 당도하면 제가 알아야 할 O계의 뜻이 내려오고 또한 저도 O계의 뜻을 여쭈어 한발 한발 나가고자 여기고 있으므로 저에게 어머님 추모 49재의 의미에 대한 파장은 이제야 때가 된 모양이라고 자위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그 당시 답답하셨을까요. 그저 죄송하고 목이 메일뿐입니다. 어젯밤 숙소로 들어와 잠자리에 누워 어머님 돌아가실 때의 모습과 숨소리가 담긴 동영상을 처음 꺼내보면서 목 놓아 또 한참을 울었습니다.
= 너는 최선을 다한 것이므로 더 이상 아무것도 지난날에 대한 회한과 죄책감을 가지지 말도록 하거라. 너의 공부가 끝났으므로 O계의 기운지원으로 지난 3년4개월간 나날이 버텨내고 있던 나의 생명은 당연히 거두어지고 O계로 복귀하는 것은 O인의 당연한 행보인 것이므로 너의 공부 이후 나는 몸을 거둘 준비를 해가고 있었던 것이니라. 너는 나의 죽음을 어느 정도는 예감하고 있었기에 병원으로 나를 옮기지 않고 집에서 간병하며 조용하고도 차분한 마지막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마는, 나의 죽음이 임박했을때는 떨어져 사는 네 둘째아이와 매형의 이야기를 듣고 차후 형제간의 다툼과 갈등을 미리 방지하기 위해 나를 급히 병원으로 옮긴 것은 옳은 처사였다. 한밤에 병원 응급실로 옮겨지고 거기에 생명연장술을 거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저런 응급한 검사와 조치를 취했던 정도의 불편함은 내가 기꺼이 감내하여야 했던 것이다. 너는 그래도 나를 떠나보낼 준비가 되어 있었지만 네 삼남매 형제들은 그러지 못했기에 그 간극을 메우기 위해서 병원에서의 죽음이라는 계기와 과정이 필요했던 것이다. 인간은 죽음을 두려워하고 회피하고자 하기에 죽음에 임박해서도 죽음을 너그러이 마주하고 수용하기 보다는 어떻게 해서든 죽음을 막아내고 다시 살려내기 위해 불필요한 최선들을 다해야하기에, 그럴 때 병원을 찾지 않고 집에서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은 죽은 사람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는 불효된 일이라고까지 여기게 된 것이다. 죽는 이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자신들을 위한 후회 방지와 우선 위안이 주된 관심사이므로 어찌보면 그런 입장이 인간에게는 당연지사라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네 누나내외와 동생네에게는 준비되지 못했던 그간의 간격을 집중적으로 줄이기 위해 구급차와 응급실과 더불어, 급히 제주도로 황급히 내려오고 또 나의 죽음을 마지막으로 지켜보는 시간의 과정이 필요한 것이었다. 그러지 않았더라면 그간 최선을 다한 너를 원망하고 왜 일찍이 병원으로 모시고 본인들을 부르지 않았냐며 남은 평생 불구대천의 원수로 뿔뿔이 흩어져 살아갔을 것이다. 그런 일이 훤히 예상되었으므로 네 둘째아이와 매형의 입을 빌어 너에게 O계의 뜻을 전한 것이다. 그러니 나의 마지막이 다소 소란스럽고 불편했으나 그것이 O계와 나의 뜻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므로 더 이상 괘념치 말거라. 여하튼 너의 공부를 마무리하고는 살아생전 평소 내가 바라던대로 삼일만 아프다가 자는잠에 가게 해달라는 바람에 근사치로 부합하는 죽음을 맞이할 수 있었느니라.
- 네 어머님, 다시한번 어리석은 아들을 다독여주시는 소상한 위로의 말씀에 감사드립니다. 다시 49재를 위한 저의 행동은 무엇일지에 대한 말씀으로 돌아가, 저는 49재동안 DMZ 평화의길을 걷는 것이 O계에서 뜻하시고 바라신 바가 맞는지요.
= 그렇구나. 나를 위한 49재 추모 명상수련은 전혀 불필요한 것이며, 나는 나대로 이곳 O계로 복귀하여 휴식을 취하며 나에 주어진 다음 소임을 위한 준비기간으로 삼고 있단다. 그러는 동안, 너는 그동안의 오랜 금촉수련을 겸한 마음공부를 일단락하면서 앞으로 세상속에서 너의 할바를 다해가기 위한 몸을 추스르는 기간이 필요함과 동시에, 그간의 공부를 되짚어보면서 O공부의 전체과정을 실제 네 몸과 마음으로 체화하는 과정이 필요했던바, 그기간이 바로 지금의 49재인 것이다. 너에게 주어진 소임이 공존과 사랑이라는 O의 진리에 이르는 O계수련의 핵심과정을 통해 미중패권전쟁방지와 한반도통일에 이어 O문화의 세계화를 완수하는 것인만큼, 이분법으로 철저히 단절되고 분열되어 있는 지구상의 현재상황이 상징적으로 드러나있는 그곳 DMZ를 네 발로 직접 걸으며 현재 지구상황을 인식하고 동시에 너의 소임을 다시한번 분명히 하는 작업이 필요했던 것이다.
* D7. 2025년 9월 5일 (금) 맑음, 29코스 인제DMZ평화쉼터/설악금강서화마을~양구통일관 (13.1km)
- 전체 일정 : 2025년 8월 29일 ~ 9월 27일 (30일)
- 진행 방향 : (동쪽끝에서) 34코스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 ~ (서쪽끝으로) 1코스 인천 강화 평화전망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