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안녕 볼리비아안녕

여덟 번째 하루

by 슬슬
IMG_2450.JPG 쿠스코의 버스 터미널

지난밤 10시 30분에 쿠스코에서 코파카바나로 가는 버스를 탔다. 약 10시간이 걸리는 긴 여정이지만 국경을 버스로 넘어가 보는 것은 처음이어서 설렘도 있었다. 버스 터미널에서 한 시간 이내로 기다린 후에 버스를 탈 수 있었다(70 솔). 장시간 버스 탑승은 처음이었는데 힘들긴 정말 힘들었다. 엉덩이 배기고 춥고 지루하고.. 그래도 다른 시설보다 버스라는 운송수단이 보편화되어있기 때문에 시스템도 좀 더 발달해 있다. 따라서 편의에 맞는 가격대를 선택하여 탑승하면 된다.


20140615_094539.jpg 페루와 볼리비아 국경선 앞에서

국경을 넘어서는 길 앞에는 아치문이 놓여 있다. 이 문을 넘으면 '나는 볼리비아에 왔다!'가 되는 것이다. 시차는 재밌게도 1시간 차이가 난다. 버스에 있던 안내원은 국경을 넘어서기 전 시계 시간을 조정할 것을 당부하였다. 국경을 넘는 과정은 이와 같다.


1. 버스 안에서 입국 신고서를 작성한다. → 2. 환전소에 들러 볼리비아 화폐인 bol로 환전한다. (1달러 = 6~7 볼) → 3. 조금 더 걸어가면 건물 두 개가 보이는데 경찰서와 이미그레이션이다. 두 곳에 들러 도장을 받으면 입국 통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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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을 함께했던 페루는 대표 맥주 쿠스케냐로 굿바이 인사를 해주었다. 국경선을 넘어서 한 시간 늦은 시간으로 볼리비아에 입국했다. 그리고 다시 버스에 타 코파카바나 마을로 향했다. 참고로 코파카바나 마을에 들어가기 전 코파카바나의 신전(Santuario)의 입장료를 강제로 징수(?)한다(1 볼). 굉장히 부당하다 생각했지만 볼리비아에서는 이 같은 일이 여러 번 일어나곤 했다.





볼리비아에 와서 기대했던 것은 물가였다. 페루도 비싼 편은 아니었지만 볼리비아는 정말 정말 저렴했다. 여기서부터는 숙박 예약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D와 나는 발품을 팔아야 했는데 1시간가량 걷다가 코파카바나 호수와 멀지 않은 곳으로 Las Barisas 호스텔을 예약했다(80 볼). 지금 생각하면 정말 말도 안되게 저렴한 물가이긴 하다. 숙박이나 음식 등 모두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이어서 만족스러웠다. 밤 버스를 타고 와 피곤했지만 쉬지 않고 다음의 계획을 위해 움직여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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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금강산도 식후경. 우리는 코파카바나에 와서 기대하던 것이 있었다. 바로 송어 트루차(Trucha)를 이용한 요리였다. 이는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아보면 모든 이들이 추천하곤 해서 먹겠다고 먹겠다고 다짐하던 음식이었다. 호스텔에서 대강 짐을 푸르고 점심으로 트루차를 먹으러 호숫가로 나왔다. 우리나라 바닷가가 떠올랐다. 호수를 쭉 따라서 트루차 음식점들이 줄지어 있다. D의 추천이었던 것 같은데 그중 한 곳으로 들어가 매운 디아블로(DIablo)와 튀긴 프리타(Frita)를 주문했다. 볼리비아 맥주인 파세냐(Paceña)도 함께했는데 정말 맛있었다. 남미에 와서 신 맛이 나는 식재료의 풍미를 알게 되었는데, 트루차 요리도 라임과 레몬과 함께 곁들여 먹는 것이 참 좋았다.




다음 여정 준비하기

티티카카 호수 주변에는 음식점뿐만 아니라 투어 여행사도 즐비하다. D와 나는 내일 티티카카 호수를 건너 태양의 섬을 돌아보기로 하고 그 다음날 라파즈로 가기로 했다. 투어 여행사 또한 발품을 팔아 투어 및 교통편을 예약했다(태양의 섬행 배 편 30 볼, 라파즈행 버스 편 25 볼). 발품을 파는 것은 보다 투어 가격의 거품을 빼기 위한 목적이었는데 이 마을은 다른 곳보다 담합이 심해 보였다. 어느 곳을 가도 가격이 비슷하니 이 곳에서는 흥정하기 위해 많이 무리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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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쳐 지나가는 것들을 소중하게

스쳐 지나가는 것들을 소중하게 여길 수 있다는 것은 유람의 좋은 점이다. 그만큼 하나하나가 의미 있고 가치 있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늦은 오후부터 여유로운 시간이 생긴 우리는 유유자적 동네를 돌았다. 설렁설렁 마을의 윗동네로 올라가 보았는데 내가 좋아하는 시장 구경, 입장료를 강제 징수했던 산투아리오 입장, 주전부리로 구입한 치챠와 빵까지. 쏠쏠했던 시간이었다. 노을이 질 무렵엔 호숫가로 내려와 하늘을 감상했는데 맑은 하늘은 마음까지 맑게 해주었다.




마을 윗동네로 올라가 바라본 코파카바나, 작고 조용하다

저녁식사는 콜롬비아로 교환학생을 같이 갔었던 P, C와 함께했다. 여행 일정상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었기에 저녁을 함께 먹자고 제안했다. 맥주와 감자 튀김을 안주로 수다를 시작했다. 대화는 유쾌했고 다음날 태양의 섬을 함께 가기로 하였다. 이야기를 너무 오랫동안 한 나머지 우리는 밤 12시가 되어서야 숙소에 가게 되었는데, 너무 늦은 시간인지라 대문을 못 열어 들어가지 못할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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