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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슬 Mar 21. 2019

가벼운 거절


숫자가 없어졌음에도, 1이 지워졌음에도
친구의 답장은 오지 않았고,
그 후에 내가 다시 보낸 말에
또한 아무렇지 않게 나중에 보자
는 가벼운 거절이 되돌아왔을 뿐이었다.

아차 하고 생각이 들은 것이다.
그 친구에게 섭섭하고 원망스런 감정을 표하기엔
나 또한 그전에 그래 왔기 때문이었다.

가벼운 소통 그 안에 거절이 들어있었기 때문에
아무런 말을 할 수 없었고
그건 그 친구도 그랬으며 나도 그랬더랬다.

그 친구는 나에게 오랫동안 생각에 잠기게 하는 사람으로 남을 것이다.
미안하다는 감정을 아직까지도 표할 수 없으며.



마음고생을 하게 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돈도 아니오 환경도 아니오 사람이오 라는 말이 있던가.

이런 문제를 피하기 위해 여태껏 나는 얼마나 가볍게 사람들을 대해왔던가,


나는 무거운 사람이고 싶다.

외롭지만 상처 주지 않는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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