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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슬 Nov 26. 2019

구독 유튜브가 0개

글이 좀 더 편하다는 것

나의 유튜브 계정에는 구독하고 있는 유튜버가 1명도 없다.

유튜브를 안 하는 것도 아니오.

신식 문물을 기피하는 것도 아니오.


이유가 딱히 있지는 않다.

최근 경향으로 유튜브 검색이 많이 늘었다고 하던데 나는 유튜브를 정보 검색을 위해 보는 경우는 많이 없다. 구독하지 않고 수고롭지만 직접 검색을 한다. 정보 검색이 아닌 오락을 위해 본다. 어느 사람들처럼 펭수와 워크맨을 즐겨 보고 있다. '펭-하'는 정말 멋있는 단어다.



근데 나는 영상이 조금 불편하다.


어렸을 적부터 영상은 나에게 수동적인 매체 그 자체였다. 학교에서 교육 비디오를 틀어주면 멍하니 보고 있곤 했다. 영화를 보러 가도, TV를 보러 가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영화보다는 책을, TV 애니메이션보다는 만화책을 즐겨 이용했다. 지금도 무언가 정보 검색을 할 때에는 아직도 유튜브가 아닌 검색엔진을 자주 쓴다.



 마음의 속도와 맞춰 나갈 수 있어서 좋아한다.


완벽주의는 아니지만 어떤 매체를 이용할 때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을 좋아한다. 예컨대 어떤 영상을 보다가 중간에 재미없다고 휙휙 넘기는 것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재미없더라고 고스란히 받아들이는 것이 맘에 편하다. 비록 답답하지만.

글은 그런 점에서 나를 편안하게 해 준다. 빨리 넘기고 싶다면   빠르게 눈으로 읽어내면 된다. 천천히 감정을 깃들여서 읽고 싶다면 글자 한 글자 한 글자 눈에 담아내면 된다. 한껏 집중해 글쓰기를 마치거나 완성된 글을 읽어낸 후엔 꽤 만족스럽다.





글 쓰는 이 플랫폼은 이런 점에 있어서 나에게 최적화된 것이었다. 지금 이 시간에 글을 쓰는 다른 작가들도 비슷하지 않을까. 대 영상시대에서 천천히 글을 적어 내린다는 것. 마음의 속도에 맞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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