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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학 Dec 17. 2018

인간의 숨길 수 없는 본능, 그것은 사랑

우리는 이 달콤한 사랑을 끊을 수 없다.

인간의 숨길 수 없는 본능, 그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따뜻한 것이 바로 사랑이지 않을까 싶다. 오죽하면 노래 중에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란 곡이 있을 정도로 우리는 인생과 사랑은 뗄 수 없는 관계란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배 속에 아기 때부터 노인이 되는 그 순간까지 사랑은 항상 우리 곁에 존재한다.


옹알이를 하며 어머니의 사랑을 받기 위해 안기던 시절부터 성인이 되기 전까지의 사랑은 어쩌면 조건 없는 사랑, 즉 본능 혹은 본질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 사랑의 사전적 단어는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이다. 하지만 나는 시간이 흐를수록 그 의미는 조금씩 변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너의 결혼식 스틸컷

영화 <너의 결혼식>을 보았다. 첫사랑을 주제로 아름답고 훈훈하지만 조금은 가슴 시린 감정을 표현한 작품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은 작품이다. 사랑을 배우고 사랑을 잊지 못하고 끝내 사랑을 놓아주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그려진 이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단지 평생 가져간다는 첫사랑만을 말해주는 것일까? 그렇기에 그저 첫사랑이 아름답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미화된 모습을 그렸을 수도 있다.


나의 첫사랑은 언제였을까 한번 생각해보니 까마득한 예전 일이라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처음 했던 사랑이라고 하니 기준도 뭔가 애매하게 느껴졌다. 결국 생각을 바꾸고 내 첫 연애를 생각해 보기로 방향을 조금 틀었다. 누군가와 연애를 했다는 개념은 중 고등학교 시절이다. 하지만 첫사랑이란 단어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감정이었다. 어리숙했던 만큼 가슴을 아련하면서 촉촉하게 적시는 첫사랑이 아닌 그저 시절을 함께 했던 우정과도 같은 감정이었다.


성인이 되어서 누군가와 사랑을 할 때엔 경험이 없었기에 모든 것이 미숙했다. 사회 초년생인 만큼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알지 못했기에 잦은 다툼이 많았다. 썩 좋은 연애는 아니었다. 생각하다 보니 사랑이란 것이 무조건 적인 아름다움은 아니라는 생각으로 물들어가기 시작했다. 사랑은 왔다가 떠났다가를 반복하며 어느덧 꽤 시간이 흘러갔다. 이제 경험 부족이라는 핑계를 두고 사랑을 저버리는 일은 대부분 사라진 때다.


사랑의 의미가 변질이 된 때가 바로 이때이지 않을까 싶다. 사랑이란 감정이 많이 가벼워졌다고 느낄 만큼 쉽게 사랑을 시작하고 또 쉽게 이별을 한다. 사랑보다 썸이란 단어가 더 익숙해지고 조금만 마음이 통하면 연애를 했다. 원나잇이라는 단어가 이제는 스스럼없이 나오며 사람들은 이것을 선진국 문화라 일컫는다.


그런 인식이 평준화되었다는 이야기일 뿐, 무조건 이렇다는 이야기는 물론 아니다. 우리는 여전히 죽고 못 살 만큼 사랑하고 가슴이 찢기도록 아픈 이별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 또한 정말로 사랑하던 사람과 이별의 쓴맛을 경험한 적이 있다. 너무나 크고 묵직해 목구멍과 가슴 사이에 걸려 소화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나름 잘 지내보려 노력했고 지금은 정말 좋은 사람과 또 다른 사랑을 하는 중이다.


인간은 사랑을 끊을 수가 없는 존재다. 꼭 이성과의 만남만이 사랑이 아니라 그것이 자식이건 애완동물이건, 혹은 친구가 될 수도 있다. 각자의 사랑의 무게와 온도는 모두 다르겠지만 자신에게 있어서 사랑을 하는 그 순간만큼은 무엇보다 따뜻하고, 그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없을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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