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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학 Dec 02. 2018

티끌모아 티끌?

티끌과 태산은 종이 한 장 차이.

티끌모아 티끌?


모 방송에서 박명수가 웃기려고 무심코 뱉은 한 마디.

“티끌은 모아도 티끌이다.”


사실 우리는 태산이란 단어에 익숙해져 있을 것이다. 작고 보잘것없는 무언가라도 열심히 차곡차곡 모으고 아끼다 보면 언젠가 그 빛을 발하는 일이 있을 것이라는 뜻으로, 당장에 눈에 보이지 않지만 열심히 미래를 준비하면 큰일을 이룬다는 뜻으로 사용되는 속담이다. 흔히 알고 있는 사자성어 대기만성(大器晩成)과 비슷한 의미다.

태산에서 티끌로 단어 하나만 바꿨을 뿐이지만, 사람들은 그것에 많은 공감을 했다. 개그를 위해 변질된 속담이지만 그 뜻은 오늘날 현실을 정확하게 직시했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먼지가 아무리 쌓여봤자 먼지일 뿐이다. 이것은 ‘빈익빈 부익부’를 비판하는 듯하다.


꼭 금전적인 이유가 되지 않더라도 공평하지 못한 우리네 사회를 객관적인 시야로 바라보고 나온 말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이다.

심지어 그런 언어유희로 상승세를 탄 개그맨은 여러 강연도 나간다고 알려졌다.


무한도전



사실 티끌이고 태산이고의 차이는 모으는 사람의 시선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지지 않을까? 멤버십 포인트도 잘 사용하지 않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 쌓일 때가 많다. 하지만 우린 그것을 잘 알고 있지 못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용하기도 전에 소멸되곤 한다.(특히 카드사 포인트)

어느 정도 쌓인 포인트를 자신이 예상치 못한 때 적절하게 사용할 기회가 온다면, 아주 많지는 않지만 작은 이득을 보았다는 이유 하나로 꽤 큰 행복함을 느끼곤 한다. 예를 들면 통신사 포인트로 영화를 무료로 본다던지, 주유할 때 할인을 받던지 하는 것 말이다.


인생을 사는 것은 곧, 인생을 쌓는 것이다. 의식하고 있지는 않지만 무언가를 계속해서 쌓아 올라가는 것은 본능이다.

태어나서 냄새를 맡고, 눈으로 보고, 먹으며 우리는 삶에 필요한 최소한의 경험들을 쌓아간다. 교육을 받으며 여러 사람들과 경쟁이란 것도 해보고 사회에 나가 돈을 벌며 조금씩 저축이란 것도 시작해본다.

군대를 가거나 제대를 그들을 기다리는 고무신들은 하루가 지나갈수록 날짜를 지우며 기다림의 시간을 쌓아가고 있다.


티끌과 태산이 무엇의 차이인지 아직도 나는 모르겠다. 단지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의 나 또한 키보드 자판을 두들기며 한 글자 한 글자씩 쌓아가는 중이다.

시간과 노력, 이것이 작은 티끌이 될지 태산이 될지는 쌓는 사람의 마음가짐에 따라 달라진다면, 그것은 곧 믿음의 차이다.


겉으로 보기에 한심해 보이거나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을 보이는 사람이 있어도 절대 함부로 판단하고 대해서는 안 된다.

남들 눈에 보잘것없는 티끌이 누군가에게 열심히 쌓아 올리는 열매가 되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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