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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가장 Mar 24. 2020

'꿀잠 레시피' 당신께만 알려드립니다

[책] 우리는 왜 잠을 자야할까 _매슈 워커

[책]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_매슈 워커

왜 그러긴요.. 잠을 못자서 그렇죠.. 야근이란 단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요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연신 하품을 하며, 흐르는 눈물을 닦는다. 본부장이 새로 왔다. 그는 부임 초반에 사장으로부터 좋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야말로 실적을 짜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임자가 작년부터 지속해온 프로젝트를 하루아침에 엎어버렸다.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벌써 며칠째 야근인지 모르겠다. 안 그래도 부족한 시간인데, 회의하자고 불러대는 본부장, 힘들수록 회식을 해야 한다는 팀장, 자료 좀 달라는 옆 부서 과장까지... 전부 꺼졌으면 좋겠다. 오늘도 야근이다. 빨리 퇴근해서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집에 가서 아이패드로 넷플릭스나 봤으면 좋겠다. 맥주 한잔 쭉 들이 키고 푹 잤으면 좋겠다.’ 복합기 앞에서 조용히 탄식을 하는데 누군가 툭 건드린다. 얼마 전 새로 입사한 후배사원이다. 내게 조심스레 머그컵을 건넨다. “과장님, 피곤해 보이시네요. 커피 한잔 하세요”



  #1. 한 잔 하시겠습니까? 한 잠 하시겠습니까?

 

 그동안 우리는 잠을 너무 과소평가 했습니다. 잠을 줄여가며 일에 몰두하는 것을 성실하다며 칭찬하기까지 했습니다. 사실 우리는 잠을 잘 몰랐습니다. 무엇이 잠을 방해하는지, 도와주는지도 제대로 몰랐습니다. 위 사례에 나오는 커피와 맥주(술)는 대표적인 잠의 방해꾼입니다. 커피에 있는 카페인은 일시적으로 각성작용을 일으켜서 잠시 동안은 잠을 몰아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효과가 일시적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지금은 커피 한잔으로 잠을 몰아냈을지 몰라도, 다음에는 두잔, 세잔을 마셔야 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리고 카페인이 잠시 동안 몰아낸 잠은 잠시 후 더 큰 파도와 함께 쏟아질 것입니다. 카페인의 효과가 떨어진 뒤 무력감이 찾아오는 ‘카페인 허탈감’도 카페인 중독을 부추깁니다.


  알코올은 건강한 잠의 가장 악랄한 방해꾼 입니다. 잠들기 전 음주는 두 가지 측면에서 꿀잠을 방해합니다. 먼저, 화장실에 가고 싶게 만들어 깊은 잠을 방해합니다. 우리의 소중한 잠을 조각냅니다. 또 하나는 램수면의 억제입니다. 알코올은 강력한 램수면 억제제 입니다. 만약, 열심히 공부하고, 또는 열심히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하고 잠들기 전 술을 드셨다면, 공부와 준비는 헛수고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램수면 동안 단기기억이 장기기억으로 옮겨가는데, 술이 램수면을 방해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애써 힘들게 저장했던 단기기억들을 술이 포맷시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술을 마시면 푹 자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알코올이 강력한 진정작용을 하기 때문입니다. 술로 인한 잠은 자연스럽지 않습니다. 이는 멜라토닌과 같은 호르몬의 영향이 아닙니다. 잠을 못자서 피곤한 당신에게 누군가 한잔 먹고 잠을 깨라며 커피를 권합니다. 또 누군가는 한잔 먹고 푹 자라며 술을 권합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한 잔 하시겠습니까? 한 잠 하시겠습니까?


  아이패드도 문제입니다. 우리 눈은 청색 빛 민감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양한 가설이 있지만, 우리 인류의 조상이 물속에서 시작된 어류이기 때문이라는 학설이 유력합니다.) 최근 노벨상 까지 받은 청색LED는 더 싼 값으로 더 밝은 빛을 선사했지만, 우리의 뇌와 잠에는 결코 이득이 없습니다. 자야할 시간이 되면 모든 조명과 전자제품을 차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눈도 긴장을 풀고 쉬어야 합니다. 청색 빛 보다는 황색 빛을, 그보다는 빛을 차단하는 것이 꿀잠에 도움이 됩니다. 마치 아이패드가 없던 선사시대처럼 말이죠.



  #2. 꿀잠 레시피


  꿀잠을 위한 레시피 중 ‘심부온도’라는 것이 있습니다. 심부온도가 18.5도 정도 일 때  가장 꿀잠을 잘 수 있다고 합니다. 평상시 보다 심부온도가 낮아지면 숙면을 취할 수 있다는 얘기 입니다. 바꿔 말하면 졸릴 때 우리 몸은 심부 온도를 낮추려고 합니다. 졸릴 때 손, 발이 따뜻해진 적이 있으신가요? 손과 발은 심부 입장에서 훌륭한 방열판 입니다. 손과 발을 통해 열을 내보내고 나면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최적의 심부 온도가 만들어집니다. 잠들기 전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는 것도 같은 원리 입니다.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면 모세혈관이 확장되고 체온을 대량으로 배출해서 심부온도를 떨어뜨립니다. 잠이 오지 않는다면,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수면양말을 신어 발의 온도를 높여보세요.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 밖에도 이번 책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의 저자 매슈 워커는 다양한 꿀잠 레시피를 선보입니다. 다음은 책에 실린 12가지 꿀잠 레시피 입니다.


<건강한 수면을 위한 열두 가지 비결>

1. 수면 시간표를 지켜라

2. 운동은 좋지만, 너무 늦게 하지는 말라

3. 카페인과 니코틴은 피하라

4. 잠자러 가기 전에는 알코올 함유 음료를 피하라

5. 밤에는 음식을 많이 먹지 말라

6. 가능하다면 잠을 못 이루게 하거나 설치게 하는 약을 피하라

7. 오후 3시 이후에는 낮잠을 자지 말라

8. 잠자리에 들기 전에 긴장을 풀어라

9. 잠자러 가기 전에 뜨거운 물에 목욕을 하라

10. 침실을 어둡게 하고, 차갑게 하고, 침실에 전자 기기를 치워라

11. 적절히 햇볕을 쬐어라

12. 말똥말똥하다면 잠자리에 누워 있지 말라.


  잠을 푹 잔 날은 더 많은 일을 해도 덜 지칩니다. 잠이 부족한 날은 만사가 귀찮아집니다. 잠은 보약이 아닙니다. 여유 될 때 먹어두면 건강에 도움이 되는 보약이 아닙니다. 잠은 밥입니다. 매일  절대 굶지 말고 꼬박꼬박 챙기시기 바랍니다.



* 이 글은 책의 내용을 발췌하고 개인적인 생각을 덧붙였습니다.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매슈 워커)

http://www.yes24.com/Product/Goods/6976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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