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2월 4주차 기록
이번 주에 우연히 보고, 듣고, 만든 것들을 기록합니다. 인터넷이 제공하는 정보를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대신, 나만의 목소리를 세상에 내놓는 능동적인 창작자로서 살아보기 위한 작은 여정이 담겨있습니다.
어제 도서관에서 신간 도서 코너에 꽂힌 책을 구경하다가 우연히 페이지 사이로 무언가가 삐죽 튀어나온 책을 발견했어요. 사실 다른 사람이 책갈피 대용으로 무언가를 꽂아둔 책을 빌려본 적은 여태까지 단 한 번도 없었는데, 이번에는 책 속에 무엇이 꽂혀있는지 궁금해서 그 책을 일부러 집어보았습니다.
그 책은 경제 관련 도서였는데, 누군가가 책 사이에 책갈피 대용으로 꽂아둔 대출 확인증에도 경제 분야 책이 일곱 권 정도 기록되어 있더라고요. 전업 주식 투자자의 투자 노하우가 담긴 책이라는 점도 흥미롭고, 이 책을 실제로 빌려 읽은 사람은 이 외에 어떤 경제 책을 선택했는지 좀 더 살펴보고 싶어서 그 책을 빌려왔습니다.
생각해 보니 지금 우리의 삶에서 우연을 만날 기회는 너무 부족한 것 같아요. 우리의 취향에 맞춘 알고리즘을 따르는 데 너무 익숙해졌고, 나와 의견이 맞는 사람들의 말만 듣는 것도 너무 쉬워졌고, 나와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말을 일부러 참고 들을 여유는 점점 부족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의외의 방식으로 만난 우연을 그냥 지나치고 싶지 않아졌어요. 이날 빌린 책을 다 읽은 뒤, 시간 여유가 생기면 대출 확인증에 기록된 다른 책도 한 권 골라 읽어보려고 합니다.
[지난주 일요일]
작은 섬을 만드는 튜토리얼을 통해 섬의 대략적인 모습을 모델링 해보았습니다. 초보자도 문제없이 따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차근차근 진행되었으며, 다양한 모디파이어 기능을 익힐 수 있어 정말 유용한 영상이었어요. 해변의 모래를 만드는 부분에서 약간 헤매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큰 어려움 없이 재밌게 만들었습니다.
[월요일]
전날 만들었던 것에 이어서 해변 의자 모델링, 조명, 색상을 더해 완성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튜토리얼에서 보여준 것과 동일한 수준의 완벽한 조명 세팅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조명을 어떤 식으로 배치해야 좋은지 대략적인 감을 잡을 수는 있었어요. 튜토리얼 영상에서는 바다의 물결을 움직이는 부분까지 알려주었지만 저는 시간 관계상 애니메이션까지 더하지는 않고 모델링을 하는 것에만 만족했습니다. 차근차근 따라 하다 보니 정말 귀여운 결과물이 나와서 뿌듯했어요.
[화요일]
늦은 시간에 잠시 짬을 내서 유령 캐릭터를 만들었어요. 시간이 없어서 대충 만든 것치고는 귀여운 캐릭터가 탄생해서 기뻤습니다. 정수리가 살짝 납작한 유령을 만들어버린 건 좀 아쉽네요.
[수요일]
수요일에도 블렌더를 작정하고 붙들 시간 여유가 없어서 대강 눈사람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나뭇가지를 좀 더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잘 오지 않아서 아주 간단하게만 만들어보았어요.
[목요일]
목요일에는 제멋대로 구성된 키패드를 만들었습니다. 키보드는 이전에도 만들어본 적 있어서 만드는데 크게 어렵지는 않았어요. 각각의 키캡에 글씨를 더하는데 시간을 좀 쓴 것 외에는 아주 쉽고 재밌게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금요일]
금요일은 이번 주 중 가장 시간을 여유 시간을 내기 어려웠어요. 그래서 가장 단순한 형태의 가전인 냉장고를 만들었습니다. 렌더링을 할 시간마저 없어서 그냥 급하게 모델링을 한 뒤 스크린샷을 남기는 것에만 그쳤어요. 결과물은 조금도 만족스럽지 않고 어딜 봐도 아쉽기만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라도 매일 무언가를 만드는 습관을 이어가 보고 싶었습니다. 어차피 사람은 언제나 성장할 수는 없는 법이고, 가끔은 뒷걸음질 치는 것도 굉장히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 같아요.
[토요일]
토요일에도 딱히 시간 여유가 있었던 건 아니라서 아주 간단한 소품을 만들었습니다. 바로 티슈 상자인데요, 상자를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티슈의 불규칙한 형태를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습니다. 일단 예전에 커튼 모델링을 했을 때를 되짚어보면서 형태를 얼핏 잡아보긴 했는데, 진짜 현실 속 티슈처럼 완전히 불규칙한 모양은 나오지 못해 조금은 아쉽네요. 그래도 전날과는 다르게 조명과 뒷배경까지 추가된 완성본을 만들어냈다는 점이 뿌듯합니다.
[일요일]
오늘은 몇 년 동안 제 책상에서 시계 역할을 묵묵히 해낸 스톱워치를 모델링 해보았어요. 이 스톱워치 디자인의 가장 큰 매력은 내부 회로가 보이는 반투명한 버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unsplash에서 회로 사진을 구해 삽입해 보았습니다. 생각보다 간단하고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모델링을 했어요.
이번 주에는 알고리즘 추천 없이 우연한 경로로 발견한 노래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중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공유하고 싶은 곡은 이것이었어요. 늘 챙겨 듣는 라디오 방송에서 선곡한 노래인데, 딱 한 번만 듣기는 너무 아쉬울 정도로 신나는 노래여서 이번 주에 굉장히 자주 찾아들었습니다. 어쩌면 다음 주에도 계속 반복 재생하게 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