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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계획을 지키면서 살지 않아도 괜찮은 5가지 이유

by 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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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뭘 시작하든 결국엔 '하다 말기'로 끝냅니다.


아무리 건강하게 살고 싶든 간에, 아무리 원하는 목표가 있고 그걸 위해서라면 뭐든 내놓을 자신이 있었든 간에 말이에요.


순간의 감정에 휩쓸려서 꼭 해야 하는 대신 게임이나 유튜브를 향해 눈을 돌리기 일쑤였고, 미래에 대한 지나친 두려움 때문에 당장 코앞에 있는 문제를 처리하는 것도 회피하곤 했습니다. 여러분도 저 같은 회피형 인간이라면 이런 경험을 한 번쯤은 해보셨을지도 모르겠네요.



회피란?


1. 몸을 숨기고 만나지 아니함


2. 꾀를 부려 마땅히 저야 할 책임을 지지 아니함


3. 일하기를 꺼리어 선뜻 나서지 않음



국어사전에서 찾은 회피에는 자신을 숨기고, 책임지는 걸 피하고,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그렇다면 대체 무슨 이유로 사람들은 자신이 마땅히 해야 할 일에서 도망치는 걸 선택하게 되는 걸까요?



이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유명한 자기 계발 강의와 서적을 참고하고, 오랫동안 제 마음을 진솔하게 털어놓았던 다이어리를 들춰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를 모두 종합해본 결과 저는 한 가지 문장을 떠올렸어요. 그것은 바로 "모든 계획을 지키지 않아도 괜찮다"는 겁니다.



정말로 괜찮은지 확신이 안 서나요? 하긴, 저도 다이어트에 성공하면 입으려고 산 옷을 몇 년째 못 입고 있고, 새해부터 열심히 쓰려고 구입한 다이어리를 먼지 뭉텅이 속에 집어넣고,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내일로 미뤄본 경험이 정말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하고 싶은 일을 하지 않아도 괜찮은 5가지 이유"를 평상시에도 계속 생각해왔어요. 그리고 그 결과, 아무리 많은 실패를 겪었더라도 저를 좌절시킨 일에 계속 도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흘 만에 실패했던 새벽 기상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고, 오랫동안 쓰지 못했던 저만의 이야기를 다시 한번 써보게 되었어요. 그리고 이것들은 현재 예전의 저라면 상상하지도 못할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습니다.



이 5가지 이유를 좀 더 빨리 내 삶에 적용했으면 나의 삶이 얼마나 바뀌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어요. 그래서 여러분은 제가 했던 고민을 반복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이야기를 전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소개할 이 5가지의 이야기가 여러분의 고민을 줄이고 긍정적인 생각은 늘리는데 도움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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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계획을 지키며 살지 않아도 되는 이유

1. 그건 생각만큼 대단한 계획이 아니야



대학생 때 저는 유행하는 옷을 입기에 적합한 몸매를 갖지 않으면 큰일이 나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테니스 스커트, 플라워 패턴 블라우스, 가운데에 하트나 버터 같은 영어 단어가 쓰여있는 쫀쫀한 골지 티가 어울리는 몸매 말입니다.


그리고 휴학생이 되었을 때는 무조건 인턴이나 대회활동에 참가해야만 하는 줄 알았어요. 그런 활동들이 '합격 자소서' 예시에 꼭 나와있었으니 그게 없으면 전혀 취업을 하지 못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모든 것에 실패했어요. 언제 캠퍼스를 걸어 다녔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로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저는 계속 다이어트를 하는 중입니다. 그리고 휴학했을 때 제출했던 모든 자소서는 다 떨어졌어요. 도무지 할 게 없어서 자격증 공부를 했는데, 그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5과목이나 공부해야 했습니다. 사전에 어떤 심도 깊은 공부도 하지 않았던 비전공자인 저는 몇 달간 하루 종일 공부만 했는데도 자격증 시험에 똑떨어졌어요.


휴학하기 전에 세웠던 계획표를 하나도 달성하지 못한 셈입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 계획이 실패했다고 해서 제 삶이 급격하게 어려워지지도 않았어요. 그냥 계획을 세웠는데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 외에는 어떤 의미도 갖지 않았습니다.


마블이나 디씨 코믹스에 나오는 히어로가 아닌 이상 대부분의 사람들이 세우는 계획도 이렇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은 정말로 중요하고, 이를 이루지 못할 시에는 미래에 엄청난 고난이 펼쳐질 것은 계획들도 사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때 못 지킨 계획이 우리를 망가뜨리지는 않았잖아요?


계획을 아예 지킬 필요 없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그저 우리가 지키지 못한 계획이 우리의 삶을 망가뜨릴 염려는 할 필요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다이어트를 결심했다가도, 오늘 점심에 먹은 피자 한 조각 때문에 오늘 하루가 완전히 망가졌다는 생각에 아예 다이어트를 포기한 경험 있으시죠? 제가 다이어트를 꾸준히 지속하지 못하는 이유도 이것 때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오늘 실패한 계획은 앞으로의 계획에 지장을 줄 정도로 대단한 계획은 아닙니다. 계획을 100% 완수하는 것만큼 중요한 건 아무리 많은 계획을 달성하지 못했더라도 다시 시작하는 것입니다. 오늘 계획대로 일이 풀리지 않아도 내일 시작하면 돼요. 그리고 오늘 시작할 수 있으면 내일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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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계획을 지키며 살지 않아도 되는 이유

2. 내가 잘못한 게 아니라 이게 중요한 일인 거야



제가 계획했던 일을 지키지 못했을 때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은 "왜 난 이것도 못하지"였습니다. 저는 계획을 실천하는 것보다 계획 세우는 것 자체를 좋아하는 성격이고, 그래서 수많은 계획을 세웠다가도 실패한 경험이 정말 많습니다.


또한, 저는 어렵고 부담스러운 일과 마주하면 일단 도망가고 싶어 하는 회피형 성격입니다. 이런 제게 "나는 왜 자꾸 게으름을 피우고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는 걸까"라고 생각하는 건 앞으로의 일을 지속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제가 계획대로 실천하지 못한 이유는 눈앞에 마주한 계획이 손을 대기에는 정말 부담스럽고 어려운 일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어떤 일에 부담을 느끼고 결국 손도 대지 못할 때마다 "내가 이걸 정말 중요하게 여기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해보기로 마음먹었어요.


생각의 중심을 "계획을 지키지 못하는 나"에 맞추기보다 "이건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에 집중하다 보니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제가 인생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정확히 알게 되었고 그것을 얼마만큼 중요하게 여기는지 진정으로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토록 중요한 일이라면 아무리 힘들더라도 어떻게든 해야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더라고요.


누구도 자기 자신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 여러 시행착오를 통해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리는 과정 또한 인생에서 필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계획을 달성하지 못하도 괜찮습니다. 실패하지 못한 계획을 통해 나의 삶을 돌아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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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계획을 지키며 살지 않아도 되는 이유

3. 이루지 못한 목표는 작게 만들면 돼



저는 책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을 읽고 목표를 꾸준히 지속하는 비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서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그 목표가 하기 쉬워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말 누구도 실패하지 못할 정도로 아주 쉬운 목표부터 이뤄내야만 비로소 진정으로 원했던 목표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 책의 주된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매주 노션을 통해 한 주의 계획을 세우고 이를 주말에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번 주에는 계획했던 일을 단 한 번도 달성하지 못한 걸 확인하고 깜짝 놀랐어요. 그리고 그걸 알자마자 제가 한 일은 일주일에 5번 하기로 한 그 일을 겨우 일주일에 2번 하기로 변경하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목표를 쪼개는 것이 정말 내키지 않았습니다. 제가 원하는 건 그렇게 작게 나뉜 게 아니었고, 그렇게 누구나 할 수 있는 목표에 시간을 쏟는 건 솔직히 한심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결국 내가 원했던 목표는 지금 당장 수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겨우 자존심을 꺾고 목표를 수정했습니다. 그리고 부담스러운 일에는 손도 대고 싶어 하지 않는 저 같은 성격에는 이러한 작은 목표를 하나씩 해나가는 게 훨씬 알맞은 방식이었어요. 부담이 없으니 꾸준히 계속할 수 있었고, 꾸준히 계속하는 습관이 들다 보니 좀 더 많은 일을 할 용기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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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계획을 지키며 살지 않아도 되는 이유

4. 딱 한 번만 성공해도 돼



취업 준비생들 사이에서 한 때 이런 말이 돈 적이 있었습니다. 서류에서 몇 번 떨어지든 면접에서 몇 번 떨어지든 일단 합격만 하면 그동안의 실패는 앞으로의 삶에 어떤 영향도 주지 않는다는 말이었습니다. 생각해보면 맞는 일입니다. 서류에서 5번 떨어진 사람과 100번 떨어진 사람도 일단 합격하기만 하면 회사에서는 동일한 출발선에서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그때 이후로 저는 인생에서도 딱 한 번만 성공하면 된다는 마음가짐을 갖기로 결정했습니다. 그것이 제가 몇 번의 실패를 겪더라도 다시 도전할 용기를 주었습니다. 일단 포기하지만 않으면 어떻게든 성공할 거라는 소년만화 주인공 같은 생각도 들더라고요. 제가 인상 깊게 읽었던 '습관 성형'이라는 책에도 이것과 결이 같은 내용이 등장했습니다. 다이어트를 시도하려는 사람뿐만 아니라 거듭 실패했던 일에 도전할 용기를 얻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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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계획을 지키며 살지 않아도 되는 이유

5. 그래도 나는 중요해



제가 계획을 하나도 지키지 못했어도 정말 괜찮았던 이유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저는 중요한 사람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길가를 걸어 다니는 다른 어느 사람보다 특별히 잘나거나 뛰어난 사람은 아닙니다. 그저 남들처럼 평범한 사람이고 남들만큼 나도 중요하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예전부터 전해 내려 온 역사는 늘 중요한 사람의 입장 혹은 승자의 입장에서만 기록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누구나 볼 수 있는 곳에 자신만의 이야기를 올릴 수 있고, 또 그것을 소비하는 사람들이 전 세계적으로 존재하는 만큼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중점적으로 기록되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바로 눈에 띄게 특별한 점이 없는 사람이라도 그 삶은 참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계획을 지키지 않아도 여전히 중요한 사람인데 뭐가 문제인가요? 중요하고 소중한 사람에게 전달해야 할 메시지는 왜 그것도 못하냐는 질책보다 오늘 실패했어도 내일은 할 수 있다는 격려의 메시지를 주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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