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가장 중요한 진실은 항상 절반만 전해진다.
사람을 얻는 지혜 / 발타자르 그라시안 / 현대지성
1부 인간의 위대함은 운이 아니라
미덕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미덕
25. 가장 중요한 진실은 항상 절반만 전해진다.
이해력이 좋은 사람. 잘 이해하지못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제대로 이해시킬 수 없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꿰똟어보고 그들의 의도를 잘 알아채는 예리한 사람들이 있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진실은 항상 절반만전해진다. 주의 깊은 사람만이 그 진실을 모두 이해할 수 있다.
오랜만에 만나게 된 후배가 반갑기만 하다. 키도 크고 목소리도 걸걸하다.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냈기 때문에 몇 년 후 만나도 친동생처럼 반갑다. 카카오톡의 사진을 보고 연락을 했다. 아픈 상황을 이야기 했고, 이후 휴무일에 방문을 했다. 내 머리를 보고 잠시 놀라는 표정이였다. 암환자가 먹는 음료와 세제를 두손가득히 들고 왔다.
얼굴에는 땀이 몽글몽글 흘리며 식탁의자에 앉는다. 오늘 따라 반찬이 소홀하다. 삶은 고구마와 떡도 올려놓았다. 밥은 비빔밥이다. 간장에 비벼서 맛있게 먹어 줘서 고마웠다. 설거지는 후배가 하겠다고 한다. 설거지를 하면서 음식쓰레기도 정리해 주었다. 끓인물도 병에 담아주었다. 정리가 끝나면 운동삼아 시장 구경 가자고 했다.
아파트를 나오니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졌다. 베란다 창문을 모두 열어 놓고 와서 걱정이 되었다. 되돌아가긴 좀 그렀다. 시장에 도착하니 소나기가 오기 시작했다. 엄마가 좋아하는 거 말하라고 한다. 시장 한 가운데 김이 모락모락 나는 족발을 전시하는 곳이 보였다. 족발을 하나 사는 게 좋다고 말했다. 가장 큰거로 사 주었다. 또 먹고 싶은 거 말하라고 한다. 충분하다고 했는데도 자꾸 이야기 해라고 한다. 그 마음이 고마웠다.
집에 돌아가는 길은 소나기를 맞으면 가야했다. 신발이 다 젖었다. 옆에 후배가 있어서 그런지 이런 시간도 행복한 추억이 되는 느낌이다. 나를 위해 찾아오서 말벗도 되어주고 누구보다 용기를 주고 있으니 어떤 비바람도 이겨낼 수 있를 것 같다. 집에 도착하는 비가 드리쳐서 베란다가 엉망이 되었다. 후배는 자신의 집처럼 걸레로 닦아 주었다. 내손을 잘 쓸수 없다는 것을 잘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하고 앉아서 커피나 마시라고 말했는데, 이제는 청소를 좀 해 주고 싶다고 말한다. 엄마와 나는 손사레를 쳤다. 놀러와서 무슨 청소를 하냐고 맛있는 거 먹고 쉬었다 가라고했다. 물걸레질 언제 했냐고 물어 보았다. 생각이 안난다고 했다. 후배는 청소기를 꺼내 밀고 걸레를 달라고 한다. 손이 안 닿은 곳까지 구석 구석 물거레지를 해 주었다. 엄마와 나는 안절부절 했다.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다. 속으로 꼭 갚을께. 꼭 갚을께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지금은 엄마와 나는 주변사람들의 도움 없이는 하루 하루 견디가 힘들다. 후배는 그런 우리를 너무도 잘 이해하고 있다. 몇 년만에 왔어도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처럼 도와 주었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다. 찾아 온 것 만으로도 서로 위로 하고 위로받는다고 생각한다. 상황을 충분히 이해 한 사람중 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