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는 존재
집으로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한 달 만에, 엄마가 집으로 돌아오는 날이다.
봄은 언제 이렇게 와 있었을까. 병원 가는 길, 길가에는 꽃망울이 한창이었다. 마치 세상이 엄마의 퇴원을 축하라도 하듯, 화사한 봄날이 우리를 맞아주었다.
병실에 올라가자 엄마는 제일 먼저 물었다.
"언제 나갈 수 있어?"
아직 처방과 결제가 남아 조금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또 얼마 지나지 않아, 엄마는 다시 물었다.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해?"
그러다 어지럽다고 하신다. 점심시간이 지났지만 병원식은 나오지 않았다. 다행히 남아있던 요구르트를 드렸다.
그 사이 산소호흡기 업체 직원이 도착해 장비를 챙겨주었다. 산소측정기, 산소발생기… 처음 들어보는 것들이다. 병원에서도 요양병원을 권했지만, 엄마는 늘 말했다.
"나는 요양병원, 요양원, 그런 데는 죽기보다 싫다."
엄마의 선택은 늘 ‘집’이었다.
드디어 결제를 마치고 휠체어에 앉은 엄마를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 정말 집으로 가는구나.'
가족 모두가 최선을 다해 간병했지만, 의사들은 계속 물었다.
"연명치료, 안 하시겠어요?"
"정말요? 정말 안 하실 거죠?"
의심하듯, 확인하듯, 계속 물었다. 그래도 우리의 선택은 변하지 않았다. 엄마는 집으로 돌아갈 사람이다.
집에 오자마자 엄마의 방은 작은 병실이 되었다. 산소호흡기, 산소발생기, 각종 기계들이 설치됐다. 처음이라 어색했지만 그래도 다행이었다. 필요한 건 준비할 수 있으니까.
오랜만에 먹는 집밥. 언니가 만든 카레를 드렸지만, 엄마는 한 숟갈만 뜨고 내려놓았다.
"맛이 없어. 쓰다."
너무 무리한 건 아닐까 걱정이 되었다. 차멀미도 했다고 하신다.
엄마가 식사를 못 하셔도 자식들은 일단 밥을 먹었다. 그리고 잠시 운동 삼아 밖으로 나왔다. 길가엔 예쁜 튤립이 피어 있었다. 작년 이맘때, 요양보호사 선생님과 산책했던 그 길이다.
돌아오는 길, 누룽지통닭 두 마리를 포장해 집으로 갔다. 현관문을 열자 엄마가 물었다.
"뭘 사 왔어?"
"엄마 퇴원 축하 파티 하자!"
모두 웃었다. 그리고 정말 맛있게, 정말 행복하게, 통닭 두 마리를 나눠 먹었다.
그렇게 엄마의 귀환을 축하하는 파티는 소박했지만 세상에서 제일 따뜻한 자리였다.
살다 보면 기쁜 날도, 슬픈 날도 있다. 상황은 늘 바뀌고, 감정도 순간순간 달라진다.
하지만 오늘 같은 날, 이런 순간, 이 마음은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다.
"살아 있어 줘서 고마워요, 엄마."
"함께여서 참 다행이에요."
그리고 오늘처럼, 앞으로도 우리 가족은 늘 행복하려고 한다.
어떤 상황이든, 끝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