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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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독자는 내 안의 안과 밖에 있다. 글을 쓸 때마다 가장 먼저 마주하는 독자는 언제나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나이다. 세상의 시선보다 더 냉정하고, 때로는 더 따뜻한 그 내면의 독자는 내 글을 읽으며 묻는다. “이건 정말 너의 진심이니?” 그 질문 앞에서 나는 문장을 다듬고, 마음의 무게를 다시 잰다. 그렇게 내 안의 독자는 나를 성장시키고, 내가 놓친 감정의 결을 다시 짚어준다.
그리고 어느 날, 내 글이 나를 넘어 밖으로 흘러갈 때, 또 다른 독자가 나타난다. 내 밖에 있는 독자는 나와 닮은 상처를 가진 사람일 수도, 전혀 다른 인생을 살지만 마음의 방향이 같은 사람일 수도 있다. 그들은 내 글을 읽으며 자신을 비추고, 때로는 나보다 먼저 울고 웃는다.
결국 내 글은 이 두 세계를 오간다.
내 안의 독자에게 솔직해야 밖의 독자에게 닿을 수 있고, 밖의 독자가 공감할 때 내 안의 독자는 비로소 위로받는다. 글을 쓴다는 건 이렇게 나와 세상 사이에 다리를 놓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묻는다. “내 안의 독자여, 너는 지금 어떤 문장을 읽고 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