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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 내 이름으로 된 책이 놓여 있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약속한 지인들과 함께 퇴근길처럼 가벼운 발걸음으로 서점 문을 밀고 들어가 진열대를 마주하면, 가슴 속 어딘가 묵직하던 것이 조용히 풀려나는 기분이다. 책등이 정렬된 틈새에서 나를 닮은 한 권을 찾아내는 순간, 무심코 숨이 멎을 것만 같다.
친구들과 웃으며 인증샷을 남기고, 때로는 사진을 부탁받아 포즈를 취해주는 작가들의 모습을 떠올린다. 그런 풍경을 보면서 나는 존경심과 부러움을 함께 느꼈다. 그래서 얼굴은 붉어지지만, 손을 내밀어 지인들에게 사달라고 부탁한다. 장난 섞인 구걸도 하고, 농담 반 진심 반으로 “안 사면 삶이 힘들어질 수도 있어요”라고 웃어 넘긴다. 그 말은 누군가의 선택을 억지로 바꾸려는 협박이 아니라, 내 삶의 일부가 고스란히 담긴 책을 함께 기뻐해달라는 작은 간청이다.
책은 내게 특별하다. 나답게 흘러간 문장들과 작은 진심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한 권이다. 독자 한 사람이라도, 단 한 사람이라도 이 글에서 희망을 발견한다면—그걸로 나는 이미 충분히 보상받는다. 읽든 읽지 않든, 누군가가 손에 들고 바라봐 준 그 순간만으로도, 이 책은 나의 생활의 일부로 살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