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뒤처진 것 같을 때

by 또 다른세상

사람을 얻는 지혜 / 발타자르 그라시안 / 현대지성

7부 인생의 진정한 공부를 마지막으로 미루지 말라


온전함

248. 최신 정보 위주로 판단하다 보면 사람이 변덕스러워진다


최신 정보만 따라가다 보면 사람의 마음도 쉽게 흔들린다.

맨 마지막에 들은 말을 무작정 믿어 버리면 생각의 중심이 사라진다. 어떤 사람들은 늘 가장 최근의 정보만 옳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렇게 살다 보면 어느 순간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한다.

그런 사람들은 가까운 사람에게도 든든한 친구가 되지 못한다. 판단과 감정이 쉽게 바뀌고, 의지와 생각이 이리저리 흔들린다. 마치 중심을 잃은 사람처럼 비틀거리며 걸어가는 모습이 된다.

정보는 분명 중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스스로 중심을 잡는 일이다. 새로 들어온 정보가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하고, 필요한 것만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개강일에 맞춰 학교에 등교했다.

30분 동안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되었다. 학제와 수료 요건, 학위 취득 과정, 학사 일정, 수강 신청, 외국어 시험과 종합 시험, 지도교수와 연구계획서, 학위 논문, 학사 정보 시스템까지. 설명은 빠르게 이어졌다.

강의실에 앉아 있던 학생들은 대부분 50대 중후반이었다.

몇몇 30대 학생들이 보였고, 모두 나눠준 자료에 열심히 메모를 하고 있었다.

강의실로 돌아와 앱을 설치하고 학생 정보 시스템에 접속해 보려 했다. 그런데 계속해서 접근이 불가능하다는 메시지가 떴다. 이런 순간이 오면 괜히 내가 바보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옆에 앉은 동료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접속 잘 되세요?”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순간 마음이 더 조급해졌다.

‘나만 못하는 건가?’

쉬는 시간에 교학처에 문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점심시간에 가면 해결될 것 같았다.

주임교수님과 함께 식당으로 향했다. 맛집이라고 알려진 두 곳을 찾아갔지만 이미 자리가 가득 차 있었다. 점심시간 한 시간이 유난히 짧게 느껴졌다.

점심 전 수업에서는 교수님이 매주 과제를 내겠다고 설명했다. PPT를 만들어 메일로 보내라고 하셨다. 그런데 정작 그 메일 주소가 어디에 있는지 아직 찾지 못했다.

점심시간이 끝나기 15분 전, 교학처 문을 두드렸다.

“아, 점심시간입니다.”

그제야 알았다. 여기도 점심시간이라는 것을.

결국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시간에 다시 와야 했다.

마음이 점점 급해졌다.

답답했다.

왜 나만 못하는 것 같을까.

그런 생각이 자꾸 올라왔다. 그러면서도 이런 마음이 생기는 내가 신기했다. 결국 스스로에게 조용히 말을 건넸다.

“천천히 가자.”

조금 느려도 괜찮다.

중심을 잃지 않고 걸어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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