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전 Word 062 : 지갑

십나오

by 또 다른세상

지갑은 선택의 책임을 지게 하는 물건이다. 예전에는 현금을 넣어 다니며 돈을 꺼낼 때마다 한 번쯤 망설였고, 그 순간이 불필요한 소비를 막아주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카드를 사용하면서 지갑은 점점 가벼워졌고, 결제는 쉬워졌다. 손끝으로 카드를 대는 순간 선택은 빠르게 끝나고, 고민할 시간은 줄어들었다. 그 결과 충동구매가 잦아졌고, 물건을 산 뒤에야 후회하게 된다. 지갑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나의 선택을 돌아보게 하는 기준이라는 것을 뒤늦게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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