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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살샘 Jan 03. 2022

모든 것에 감사, 시험관 시술의 고통 속에서

아픔을, 예민함을 이길 힘

작년 마지막 날, 병원을 방문했다.

19명 대기를 앞두고 긴 시간을 기다려 드디어 원장님을 뵙는다.

원장님은 미소천사, 늘 밝은 미소로 환자들을 맞이하시는 듯하다. 그래서 인기가 정말 말로 할 수 없을 정도이시다.


"자궁 내막 두께가 좋아요. 약을 많이 쓸 거예요. 이번엔 성공합니다."


약이 많다기에, '뭐 그런가 보다.'하고 원장실을 나왔다.

초음파, 진료, 약 값까지 총 372,810원이 나왔다.

국가 지원이 되지 않기에 오롯이 자비로 부담한다. 경제적 부담이 크다.


집에 와서 먹던 대로 프로기노바 하루 3번, 아스피린 자기 전 1번

+ 크리논겔 질정 아침 7시, 프롤로텍스 주사 1번

호르몬을 몸에 집어넣는다.


주사와 질정을 시작한 지 3일째가 되었다.

내 체력이 잘 버텨주면 좋겠는데, 몸이 아프다고 난리이다.

새벽 2시에 온 몸이 아파서 깨었다. 심장이 쥐어짜듯이 아팠다.

너무 아파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주사 맞은 자리도 아프고, 몸도 아프다.

'왜 이렇게 아파야 하는가?'


마음속으로,

'내일 일어나면 병원에 전화를 걸어 주사는 격일로 해 달라고 부탁할 거야.

너무 힘들어.'

하며 다짐을 한다.


새벽에 여러 번 깨며 뒤척였다. 드디어 아침이 밝았다.

시간에 맞춰 질정을 넣고, 호르몬 약을 먹었다.

인터넷에 '냉동배아 인공 주기'를 검색한다.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은 과정인 듯하다. 배가 얼얼한 게 심하게 지속되는 '프롤로텍스 주사'를 매일 처방받는 사람들도 있었다. 결국, 격일로 부탁하려는 마음을 접는다.

'오늘은 괜찮을거야.'라고 자신을 달래면서.


시험관 시술을 하며, 몸이 망가지는 것을 자진해서 감당할 만큼.

새 생명을 간절히 원하는가?


아니면, 아기를 가져야 한다는 당위 속에서 애쓰는가?


어떤 면에서, 시험관 시술은 여자 몸에 참 폭력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생명은 그런 애씀과 대가를 치르는 것과 비교할 수 없이 소중하다고 설득한다. 그럼에도 고통에 신음한다.


배아 이식을 앞두고 있다.

좋은 생각, 감사한 생각, 기쁜 생각으로 마음을 잘 관리해야 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징징댈 필요도 없다.

누구나 다 자신의 짐을 지고 삶을 살아가고 있지 않는가?


마음을 강하게 하고,

사랑으로, 감사로, 인생을 바라보고

소망의 씨앗을 잘 키워내자.


https://youtu.be/_XFQBtwmO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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