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햇살샘 Jan 14. 2022

시험관 피검사, 심장이 쾅쾅

내일은 피검사하는 날

"여보, 나 두려워."

남편과 통화하며 눈물이 나왔다. 과연 이 시험관 시술의 긴 여정 가운데 '성공' 경험은 아득히 멀게만 느껴졌다. 여러 차례의 시험관 시술을 하면서 나는 실패의 경험만 했다. 그러니 계속 시험관을 하는 것이겠지. 그렇기에 자연스레, 기대의 마음보다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몰려온다.


추운 칼바람을 맞으며 혹여나 배아에게 안 좋을까 몸을 꽁꽁 둘러싸고 약국으로 향했다. 약국에 들어가 임테기 두 개를 사서 나왔다. 피 말리는 기다림의 시간이 힘들었기 때문이다. 집에 와서 외투 호주머니에서 임테기를 호르몬 약들 사이에 둔다. 저녁이 되어 엄마가 오셨다. 엄마와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던 중 엄마께 여쭤봤다.


"엄마, 나 임테기 해 볼까?"

"아니야, 그냥 피검사까지 기다리자."


엄마의 말에 임테기는 뒤로 미뤄둔다. 혹시나 냉정한 한 줄을 보고, 내 배에 꽂는 호르몬 주사가 싫어지면 안 되니까 말이다. 아직 주사도 더 맞아야 하고, 약도 먹어야 하는데 내 마음이 임테기로 요동치면 안 되니 말이다. 물론 희미하게 두 줄을 보면 기쁨이 넘치겠지만 용기가 나지 않는다. 수많은 실패의 경험이 내 마음을 쪼그라뜨린다.


배아 이식 후, 최대한 무리하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다. 다른 선생님 들과 하기로 한 강의에서도 빠지고,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시간도 줄이려고 노력 중이다.


내일 병원 가기 전에 임테기 할까? 말까?

할까? 말까?

할까? 말까?


고민이다. 내일 일은 내일 고민하자.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피검사에서 합격하길 간절히 기도하는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배아 이식 날, 요동하는 마음과 마주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