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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살샘 Feb 07. 2022

내가 브런치에 글을 쓰는 이유

내 이야기를 공개한다는 것은

'브런치에 내가 무슨 생각으로 나의 맨살을 드러냈단 말인가?'


글쓰기 강의를 하고 나서 계속 맴돈 생각이다. 글쓰기 강의는 선생님들의 선의 속에서 감동적으로 진행되었다. 이때까지 받아보지 못한 위로와 격려에 어쩔 줄을 몰랐다. 선생님들의 따뜻한 마음에 가슴이 벅찼다. 그럼에도 그 다음날 아침, 이성이 뚜렷해지면서 현실 자각 시간이 돌아왔다. 마치 저녁에 감성에 취해 올려놓은 글을 아침에 읽어보니 낯부끄러워 얼른 내리고 싶은 그런 마음이었다. 그런데,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과연 내 이야기를 공개한 것이 잘한 것인가?'란 질문이 뱅글뱅글 머릿속을 돌았다.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난 마치 등껍질을 잃어버린 달팽이 같았다. 나를 보호해주는 단단하디 단단한 껍질이 벗겨지고 내 취약성이 고스란히 드러난 기분이었다. 난 무슨 용기로, 무슨 배짱으로 내 이야기를 나누었단 말인가? 이 생각은 브런치로 곧장 이어졌다.


'나는 무슨 생각으로 브런치에 이렇게 내 이야기를 솔직하게 하고 있는 것이지?'


생각해보니 정말 무모할 수도 있는 행동이었다. 그럼에도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는 것인가? 처음으로  생각 익명성 때문이라는 생각이었다. 나를  모르는 사람들이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읽어주기에 편하게 이야기를 공개한  같다.  '익명성'  보호해준다는 믿음이 컸나 보다.  번째로  생각 내가 글을 써도,  글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만 읽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혹시나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누군가에게  글이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대상이 다수가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브런치 구독자도 많지 않고,  가운데 좋아요를 눌러주는 분들은  적은 수이기에, 편하게 글을 썼던  같다. 마지막으로는  마음을 어찌할  없어서였던  같다. 살려고 글을 썼다. 마음에 몰아치는 슬픔의 광풍을, 적막한 가운데 느끼는 외로움을, 누군가에게는 이야기하고 싶었다. 누군가  글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동력이 되었다. 그들의 애정 어린 댓글에  마음이 매료되어 버렸던 것이다.


책에서 누군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용기 있게 꺼내 주었고, 그 글을 읽으면서 힘을 얻는 경험이 있기에 나도 글을 쓴다. 브런치에 올라온 다양한 글 속에서 느껴지는 진솔함에 나 또한 영향을 받았기에 내 마음을 글로 표현한다.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각기 다르지만, 그 이야기 속에서 인생을 느끼기에 글을 쓰고 글을 읽는다. 우리의 삶의 저마다의 이야기가 서로를 위로해 주기에, 그렇게 우리는 서로를 위로하며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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