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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살샘 Feb 07. 2022

글쓰기 강의로의 초대

소소한 책방 & 수업코칭연구소 글쓰기 모임

올해는 소소한 책방 3주년이 되는 해이다. 소소한 책방 3주년 겨울 모임으로 '내 삶의 색을 찾아서(2022.1.24.-1.26.)'을 줌(zoom)으로 참석했다. 난 시험관 시술 실패 소식에서 아직 헤어 나오지 못하던 중이었다. 내 주변의 여러 모임이 조금은 버겁게 느껴졌다. 그렇지만 나의 버거움을 이긴 것은 호기심이었다. 여러 선생님들 이야기가 궁금했기에, 화면을 꺼 놓고 참석했다. 라디오를 켜 놓듯 화면을 끄고 바닥에 누워 이야기를 듣곤 했다.


마지막 날, 무슨 마음인지 화면을 껐다 켰다 했다. 마침 화면을 켰던 순간, 태현 선생님께서 날 소환하셨다.

"자신의 삶의 색을 가꾸고자 브런치에 글쓰기를 실천하고 계신 선생님이 계십니다. 바로 OOO 선생님이십니다."


나는 갑자기 내 이름이 불려져 당황스러웠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선생님, 브런치에 글을 쓰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 앞에서 난 나 자신을 감출 수도 있었을 텐데, 무슨 이유였는지 솔직한 대답이 튀어나왔다.


"난임 때문에 글을 쓰게 되었어요. 난임의 시간이 너무 힘들어 슬픔을 이길 수 없어.. 글을 썼어요."


줌 속에 보이는 내 모습은 정말 상처받은 한 마리의 새 같았다. 미간이 찡그러질대로 찡그러진채로, 눈물을 계속 흘리고 있었다. 표정관리를 하고 싶었는데, 제대로 되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만약 내가 그 상황을 예측하고 있었다면 어떻게든 할 말을 생각해서 생각의 필터를 거친 후, 여유 있게 대답했을 것이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질문에 내 슬픔을 토로하고 말았다.


그 후, 태현 선생님께서 개인적으로 연락이 오셔서 소책방과 수코연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글쓰기 강의를 해 주는 것이 어떨지 제안하셨다.


"정서적인 글쓰기를 어떻게 하는지 간단하게 소개해주시고.. 글을 쓰는 마음을 알려주시면 감사해요."

"아직까지 글쓰기가 두려운 분들이 많은데…그 두려움을 제거해주시는 강의를 해주시면 감사해요."


 '글쓰기 강의? 아직 단독 저서도 못 낸 내가?' 브런치 작가라고는 하지만, 유명 작가도 아니고, 글도 난임이라는 어쩌면 비주류(?)의 이야기를 쓰는 나에게 글쓰기 강의라니... 난 통찰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필력이 좋은 것도 아닌데 도대체 선생님들 앞에서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한단 말인가?


정서적인 글쓰기를 어떻게 하는지?

글을 쓰는 마음?


휴... 그렇게 나는 강의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글쓰기에 관한 이런저런 책을 살펴보며 글을 써야 할 텐데, 난 브런치로 직행했다. 왜 그랬을까? '내가 글을 쓰는 마음 = 슬픔'에 내 사고가 고정되어 있었나 보다. '슬픔'이란 단어를 떠올릴 때면 같이 떠오르는 '아빠'에 관한 글을 다시 읽어 보았다. 난임에 관한 글, 글쓰기에 관한 글도 뒤적였다. 그렇게 내 글들이 빼곡한 파워포인트를 만들었다.


보통 강의를 준비할 때면, 구조화시켜서 강의안을 만드는데, 난 왜 그랬을까?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그렇게 파워포인트를 만들었다. 감사하게도 태현 선생님께서 PPT를 보시고, 구조화를 시킬 수 있도록 조언을 해 주셔서 다시 PPT를 수정했다.


그렇게 날짜가 다가와서 글쓰기 강의를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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