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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

by 햇살샘

나의 시선이 중요하다. 난 내 삶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2020년을 돌아보며 난 내 인생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 생각해 보았다. 과거는 내가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상이하게 달라진다. 똑같은 사건일지라도, 내가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그 일은 의미있고 좋은 일이 되기도 하고, 고통스러운 시간이 되기도 한다. 난 나의 난임을, 그리고 난임휴직을 해석해보고자 한다.


만약 '성과주의'의 시선으로 내 삶을 해석한다면, 2020년 내 인생은 0점이다. 난임휴직의 목적에 맞게, 아기를 가졌어야 했다. 그러나, 아기는 기대처럼 빨리 찾아오지 않았다. 시험관 시술은 매번 실패였고, 혹시나 기다렸던 자연임신은 역시나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내가 2020년을 헛살았는가? 그렇지 않다. 참으로 그렇지 않다.


생전, 나에게 진정한 쉼의 시간을 준 것 같다. 학창시절, 수능을 위해 잠을 줄이며 공부하고, 대학교 때는 임용을, 임용 후에는 교사의 삶을 살아내느라 정신없이 달려왔다. 그러다 '멈춤'의 시간이 반 강제적으로 허락되었다. 멈춤의 시간은 참으로 낯설었다. 불안하기도 했다. '내가 이렇게 아무것도 안 하고 있어도 되는가? 혹시 뒤쳐지면 어떡하지? 등' 순간 순간 일어나는 불안감과 싸워야 했다. 그러나, 불안의 구름도 자연 앞에서 사라졌다. 아름다운 강과, 맑은 하늘, 주변에서 생활하는 식물과 오리떼를 보면 마음이 차분해졌다. 나는 자연의 일부가 되었다.


휴직에 내가 좋아하는 피아노도 칠 수 있고, 그 동안 못했던 영어공부도 하고 책도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브런치에 소소하게 글도 남길 수 있었다. 남편과 늘 주말부부로 지내다가 휴직한 덕분에 같이 지낼 수 있었고, 멀리 계신 친정엄마도 자주 찾아뵐 수 있었다. 이러한 작은 행복을 누릴 수 있었다는 것이 감사한 일이 아닌가? 늘 내게 없는 것에 불평하지 말고, 내게 주어진 반짝이는 일상을 소중히 여기며 가꿔가야겠다.


사진출처: https://pixabay.com/ko/photos/%EC%8C%8D%EC%95%88%EA%B2%BD-%EB%B3%B4%EA%B8%B0-%EC%B4%88%EC%A0%90-%EA%B4%91%ED%95%99-1209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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