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시작되면 제주도 해변에 사람들이 몰려든다. 관광객은 물론 현지인들까지 제주 바다를 좋아한다. 제주도 동서남북에 있는 해변은 그 모습이 조금씩 달라도 아름답다. 첫해에 여러 해변을 찾아다녔고, 집에서 가까운 곽지, 협재, 금능 열심히 다녔다. 바다를 본 아이들은 항상 들어가고 싶어 한다. 옷 때문에 발만 담근다고 하지만, 결국 온몸을 바다에 맡긴다.
아내와 나는 바다를 좋아하긴 하지만, 바다보다는 수영장에서 수영하는 것을 좋아한다. 바다에서 씻는 것이 번거롭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어릴 때 해변에 있는 샤워장을 이용하긴 했지만, 어지간히 불편했다. 그래서 바다에서 수영하기보다는 주로 워터파크나 수영장에서 놀곤 했다. 아내와 나 때문인지 아이들도 성장하면서 바다에서 수영하는 것보다 수영장에서 수영하는 것을 좋아했다. 하지만 우리 가족 모두 바다를 보고서 그냥 있지는 않는다. 아직도 바다를 보면 ‘풍덩’ 빠진다. 매번 씻을 때마다 바다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말하지만 다음에도 바다를 보면 들어갔다.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주변에 있는 호텔 수영장으로 현장체험을 하러 갔다. 아이들이 오랜만에 수영장에서 놀아서 좋았다고 말을 했다. 그리고 또 수영장에 가고 싶다고 했다. 아이들 말에 제주도에 있는 수영장을 알아봤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 값이 싼 수영장(2,000원, 2018년 현재)이 있었다. 아이들과 함께 그곳을 찾았다.
토요일 오전부터 아이들은 신났다. 차로 10분 정도 거리에 있었기 때문에 아이들은 매주 토요일마다 수영장을 다니자고 말했다. 가격도 저렴하고 시에서 운영하는 체육시설이고, 헬스장도 있었다. 매주 오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아이들에게 그렇게 하자고 했다. 저렴한 가격 때문인지 아침이지만 이미 수영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주변에 있는 주민들이 대부분 정기권을 구매해서 다니고 있었다.
준비운동을 한 아이들이 먼저 물에 들어갔다.
“아빠, 물이 짜요.”
“콜록, 콜록. 정말 짜요.”
아이들 말을 듣고, 수영장 안으로 들어갔다. 정말 물이 짰다. 알고 보니 바닷물을 끌어올려 사용하고 있었다. 바닷물 수영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들은 레인을 한번 돌 때마다 “짜다”는 말을 계속했다. 결국 1시간 정도 있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여기 수영장은 저하고 안 맞아요.”
“네, 저도 여기 말고 지난번에 학교에서 갔다 수영장 가고 싶어요.”
우리는 이 수영장을 ‘짠물 수영장’이라고 불렀다. 나도 짠 물에 머리를 담그고 수영하기가 익숙하지 않아서 호텔 수영장을 알아봤다. 주변에 작은 호텔들이 운영하는 수영장들이 많았다. 성수기를 제외한 나머지 기간에는 할인을 해주는 곳도 많았고, 제주도민에게는 특별 할인을 해주는 곳도 있었다. 그 해 아이들과 해수욕장보다 호텔이나 리조트 수영장을 다니면서 육지에서 누리지 못한 우리만의 추억들을 쌓았다.
육지에 올라온 우리 가족은 수영장에 갈 때마다 아직도 ‘짠물 수영장’ 이야기를 한다. 또 수영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짠물 수영장을 이야기한다. 짠물 수영장은 우리 가족에게 특별한 경험이었기 때문에 아마도 이 이야기는 계속 우리 가족의 추억 이야기에 단골손님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