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그냥 바깥세상이 좋아요

[사춘기] 나도 내 마음을 잘 몰라요!

by 배태훈

* [사춘기] 나도 내 마음을 잘 몰라요!는 40대 후반의 아빠가 중학교 2학년(15세), 고등학교 2학년(18세) 두 아들과 함께 사춘기에 대한 각자의 솔직한 이야기를 풀어놓은 글입니다.


아빠

‘내가 생각하는 사춘기’란 뭘까? 학문적으로 보면, 사춘기는 질풍노도의 시기라고도 하고, 제2차 성징이라고도 하지. 심리적인 변화가 있는 시기이기도 하고. 그렇다면, 너희들은 사춘기 하면 뭐가 생각나?

18세남

어릴 때부터 사춘기에서 대해서 듣고 배워서 그런지 학문적인 내용이랑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아빠 말대로 질풍노도의 시기이자 사람이 성장하면서 거치는 자연스러운 시기죠. 그리고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는, 어른도 아니고 아이도 아니라서 근데 중간에 떠도는,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15세남

이제 부모님의 손길에서 점점 떠나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슬슬 성인이 되면서 부모의 도움이 필요 없어지는 것이 하나하나씩 생기는 시기인 거죠.


아빠

그러면 네가 생각할 때 ‘내가 사춘기구나!’ 이런 생각이 들 때는 언제였던 거 같아?


18세남

예전에 한참 엄마 아빠한테 소리 지르고 반항하고서 방에 들어와서 자고, 다음 날 일어나서, ‘내가 어제 왜 그랬지?’ 이런 생각을 했을 때요. 그때 ‘아! 내가 사춘기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때 내가 왜 그랬지?


아빠

그럼, 지금 너는 열여덟인데, 지금도 사춘기인 것 같아?


18세남

사춘기의 정확한 시기를 잘 모르겠어요. 정확하게 언제 시작하고, 언제 끝났다고 말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사춘기 그래프를 다이몬드라고 가정했을 때 폭발적인 시기는 지나가고 끝물이라고 생각하는데, 끝물이 왜 이렇게 길게 가는 줄 모르겠어요. 지금 어느 지점에 왔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어요.


아빠

네가 생각할 때 언제 사춘기가 시작된 거 같아?


18세남

저는 중 3 때였던 거 같아요. 사실 그 이전까지는 엄마 아빠하고 부딪힘이 없었던 걸로 기억하거든요. 엄마 아빠랑 부딪히는 게 ‘사춘기다’라고 직접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엄마 아빠하고 자주 부딪히는 게 사춘기 왔다는 증거가 될 수 있어요. 사춘기가 되면 몸과 마음이 붕 뜨면서 어딘가로 갈피를 못 잡는 상황이 생기는데, 그때 자꾸 툭툭 건드리는 거죠. 그게 엄마 아빠라서 자주 부딪히게 되는 거죠.


아빠

그럼 15세남, 너는 언제 사춘기가 시작되는 거 같아?


15세남

저는 형보다는 좀 빨리 온 거 같아요. 초등학교 6학년 때쯤인 거 같아요. 아마도 형의 영향이 있었기 때문이겠죠. 형이 없는 친구들보다 이것저것 경험하는 것들이 많으니까요. 그리고 지금의 상태는 그냥 사춘기의 중후반을 지나고 있는 거 같아요. 최고 정점은 지나간 거 같고요. 올(2021년) 여름방학을 전후로 해서 최고 정점을 벗어났다고 생각하니까, 점점 화나 이런 게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아빠

그럼 네가 생각할 때 사춘기에는 화내고 뭐 이런 거라고 생각해?


15세남

저는 겉으로 드러나는 게 화를 내는 게 가장 컸던 거 같아요. 그냥 막 화를 내고 방에 들어가서 보면, ‘내가 이걸로 화낼 일인가?’ 하는 생각을 했어요. 사춘기가 되면 감정의 폭이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락내리락한다고 말하는데, 사춘기가 시작되는 무렵 기분도 갑자기 좋았다가 30분 정도 지났는데 안 좋아졌던 거 같아요.


아빠

아, 그렇구나! 지금 우리가 사춘기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사춘기를 표현하는 게 여러 가지가 있잖아. 신체적인 제2차 성징에 대한 생각은 어떠니?


18세남

제가 이제 ‘어린이에서 어른이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가장 컸던 거 같아요. 몸에서 털 나기 시작했을 때, 그리고 팔씨름으로 아빠를 이겼을 때요. ‘이제 어른이 됐구나!’ 하는 생각을 했죠. 신체적으로 급성장하면서 특히 성적인 부분의 변화가 일어나면서 ‘나도 컸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키가 크거나 몸집이 커지는 건 다른 애들도 다 그러니까 그다지 내가 컸구나 하는 생각은 덜 했던 거 같아요.


15세남

저도 몸에서 털이 났을 때, ‘내 몸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원래 내 몸이 아니야’ 하는 느낌이 들면서도 ‘내가 좀 크기는 컸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아빠

사춘기 시절이 되면 부모의 울타리에서 자꾸 독립하려는 마음이 든다고 하잖아. 너희들은 어때?


18세남

나도 이제 다 알아서 할 수 있는데, 자꾸 듣기 싫은 소리 듣고 독립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것뿐만이 아니라 홀로 바깥세상을 경험하고 싶어요. 그냥 바깥세상이 좋아요.


15세남

저는 아직까지는 그런 마음이 들진 않는데, 초등학교 다닐 때 내 방에 있는 시간보다 보통 엄마 아빠랑 같이 많이 있었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나 혼자 있는 게 조금 더 재미있고 친구들이랑 있을 때도 재미있어요. 물론 엄마 아빠랑 있을 때 재미없다는 게 아니지만 내가 친구들이랑 있을 때가 더 즐거운 것 같아요. 그러면서 독립을 조금 더 좋아하게 되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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