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였던 것 같다.
비가 많이 온 날,
초등학교 선생님인 아내가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아침에 쨍쨍했던 하늘이 조금씩 어두워지더니 오후에 비가 내렸다. 아내는 초등학교 2학년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었는데, 오후 2시쯤 하교지도를 했다. 하교 지도를 다 마쳤음에도 한 아이가 집에 가지 않고 교실 밖에서 고개를 내밀고 아내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내는 그 아이를 불러서 왜 집에 가지 않고 선생님을 보고 있냐고 물었다.
그때, 아이가 아내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선생님 비 오는데, 집에 갈 때 쓸 우산 있어요?”
아내는 그 이야기를 듣고 가슴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기운에 울컥했다고 말했다.
아주 작은 에피소드였는데, 아내는 그 아이를 이야기하면서 나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나 울 뻔했잖아. 애들 정말 왜 그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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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새로운 학교에서 새로운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힘들어하고 있는 아내에게 작년에 있었던 이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