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내 사춘기 시절에는?

[사춘기 아들 and 초보 아빠] 아프냐? 나도 아프다

by 배태훈

#1

승주가

방학을 했습니다.


#2

중학교에 올라와서

낯선 환경 때문에

힘들어했을

아들에게

한 학기 동안

수고했다고

말했습니다.


어린아이가

집에만 있다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가면,

아이들은

대부분

낯선 환경에

힘들어합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도

힘들어합니다.


전학을 다녔던

승주도

매번

새로운 환경에

힘들어했습니다.


#3

방학식을 마치고,

곧바로

간부수련회를

갔습니다.


1박 2일 일정으로

각 학급 회장과 선도위원이

참석하는 수련회입니다.


부모의 간섭이 없는

자유로운 곳에서

친구들과 하룻밤을 보낸다는

기대감에

들뜬 마음으로 갔습니다.


승주는 기분이 좋으면,

흥분을 잘합니다.

그러다 종종

다치기도 합니다.


그래서

너무 흥분하지 말고,

차분히 다녀오라고 했습니다.


#4

다음날,

집에 돌아온 승주는

파김치가 됐습니다.


밤새

아이들하고 놀다가

에어컨을 켜놓고

그대로 자서

감기몸살이 걸려서

돌아왔습니다.


현장체험이나 수련회를 다녀오면

아파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몸을 사리지(?) 않고

열정을 다해 놀기 때문입니다.


#5

어릴 때,

옷을 입혀주면

입은 그대로

집으로 왔습니다.

날이 더우면

겉옷을 벗어야 되는데,

땀이 나도

그대로 입고 있었습니다.

반대로

에어컨 바람 때문에

추워도 챙겨준 겉옷을

찾아 입지 않았습니다.

가방에 얇은 겉옷을 넣었다고

몇 번을 이야기했음에도

그대로 돌아오곤 했습니다.


#6

감기몸살이 걸려오자

속상한 마음에

잔소리가 나왔습니다.

네 몸인데,

왜 관리를 그렇게 하냐고

타박을 했습니다.


그러자

몸도 아프고

자기도 힘들다며

잔뜩 뿔이 났습니다.

몸이 아픈 본인이

제일 힘들겠지 싶어

아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습니다.


#7

저의 학생 시절을 돌아봅니다.

80년대에는

놀이문화라는 것이

많이 없었습니다.

1박을 한다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학교에서 수학여행, 수련회를 갔을 때

애들과 어떻게 놀까

이야기했습니다.


잠잘 시간이

어디 있습니까?

선생님 눈을 피해서

놀 수 있을 때까지

놀았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수학여행 때,

담임 선생님이

우리의 마음을 배려해주시는 분이셨기 때문에

다른 반에 비해서

더 늦은 시간까지 놀았습니다.

그때를 생각하니,

승주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됐습니다.

저도 그랬는데,

까맣게 다 잊은 기성세대가

되어버렸습니다.


#8

그래서

요즘 승주랑

제 중고등학교 시절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때 어떻게 지냈는지 생각해보면,

승주는 굉장히 잘 보내고 있습니다.


14살의 저와 14살의 승주를 비교하니까

저보다 나았습니다.

그래서

승주에게 이야기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우리 아들이 아빠보다 더 낫다.

그러니까,

승주가 자라면

지금의 아빠보다

더 훌륭한 사람이 되겠는걸.”


#9

제가 사춘기를

어떻게 보냈는지

승주랑 이야기하는 것이

저는 참 좋습니다.


옛 추억에 잠기다 보면,

그때의 느낌에 빠지기도 합니다.

승주는

아빠가 자신과 같은 상황을 경험했다는 것에

재미를 느낍니다.

그리고

내 마음을 아빠가 알고 있다는 것에

동질감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속마음을

아빠에게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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