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도서관이 제일 재밌음 주의
집순이 내향인인 내게 도서관은 가장 익숙하고 재밌는 외출 중 하나다. 한 곳에 오래 머물며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재미는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도서관에 앉을자리가 없을 만큼 사람이 많고, 따뜻하다. 겨울엔 따뜻하고 여름엔 시원하고.
(이 좋은 도서관 왜 안 가요.. 다들 가주세요..) 몇 번을 서성이며, 저기 보이는 두 사람 사이에 낑겨 앉을 것인지 말 것인지 고민하다 시간이 아까워 그냥 앉아버렸다.
박사 학위를 받은 이후 아무도 내게 논문을 쓰라거나 글을 쓰라고 하지 않지만, 박사가 된 이상 이것도 나의 일이 되었으니 계속한다. 이미 이런 일들이 습관이 된 나는 끊임없이 글을 쓰고 논문을 쓴다. 어차피 활자 중독이 있어 뭔가를 읽고 써야 하루가 완성되고, 스스로 주제를 잡아 연구를 하는 것은 스트레스와 재미를 동반하면서 ㅋㅋ 성취의 즐거움도 꽤 크다. 그러니 누가 시키지 않는 이 일을 계속해서 하는 거겠지.
학술 논문은 연구 지원 못 받으면 심사료, 게재료 등 따로 비용도 계속 든다. 나는 박사 과정 학생일 때도 여러 지원이 있는 줄 몰랐던 바보였어서(또르륵) 연구 지원도 못 받아서 완전 내돈내산 공부를 했다. (지금도 어떤 지원이 있는지 잘 모름.. 누가 좀 알려주세요..)
그러니 돈 아까워 공부를 열심히 안 할 수가 없었다 ㅋㅋ 석사, 박사 등록금 내느라 나 자신에게 등골 브레이커 등극..
학술 논문을 위해 요즘 읽고 있는 책들. 읽었던 책도 있고 처음 읽는 책도 있고. 박사 졸업할 때 학과 교수님이 "이박사, 앞으로 논문을 열심히 써. 쉬지 말고 써" 하셨는데 ㅋㅋ 다른 교수님이 "힘들어서 그렇게 어떻게 써요.. 국제 저명 학술지에 하나 내는 게 낫지.." 하고 토론을 하셨다 ㅋㅋ 이거든 저거든 뭐라도..
엄마 말씀에 따르면, 나는 어렸을 때도 주로 혼자 방 안에서 맨날 사부작사부작 뭘 했단다. 내 기억에도 그렇다. 그게 미미 바비 인형의 집 인형 놀이든, 종이 인형 옷 입히기든, 그림 그리기든, 컴퓨터 게임(예로, 페르시아 왕자 ㅋㅋ)이든, 혼자서도 잘 놀았다. 아빠가 빌려준 비디오(이티, 후레시맨, 아기 강시 등등)를 안방에서 보다 보면 시간이 금방 갔다. '천사들의 합창'이라는 TV 어린이 드라마도 꽤 열심히 봤던 기억이 있다.
학교, 학원, 교회 가는 시간 외 대부분을 집에서 혼자 저렇게 놀았다. 근데 내 기억에 그때는 지금처럼 열심히 책을 읽지는 않았다. 왜냐면 그 당시 우리 엄마가 사주신 책은 지금 생각해 보면, 아동용/어린이용 책이 아니라 한 시리즈가 몇십 권씩 하는 글자만 가득한 전집이 대부분이었다. 비싸고 어렵기만 한. 지금이라면 아까워서라도 한 권씩 다 꺼내 읽었겠지만, 몇 번의 이사로 족히 몇백 권은 될 무거운 분량의 책들을 다 처리한 관계로 결론은 그때 책값은 돈만 날렸다.. 고 할 수 있겠다 ㅋㅋ
그래서 지금 열심히 책을 읽나 보다. 어렸을 때 그 책 다 읽었으면 지금쯤 뭐가 되었으려나. 나는 이 나이에도, 박사가 되어서도 내가(커서) 뭐가 될지 잘 모르겠다 ㅋㅋ 그냥 매일을 내 할 일 성실히 한다는 것 밖에는.
근데 연기는 도대체가 언제 할 수 있을까(엉엉). 작품과 역할은 언제 내게로 올 것인가.. 연기할 때를 기다리며 공부에 몰두하다 박사가 되었네. 나는 이제 또 뭐가 되려나. 은근 기대. (기왕 우리 이렇게 된거 기대하며 살아요)
나 연기 좀 시켜줘요. 논문 쓰다가 연기하고 싶어 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