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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기름_ 金田油屋, OLIVO, OLIVE&CO

부암댁의 일본 食 여행

by 부암댁

金田油屋 카네다 아부라야

위치: 도쿄 아사쿠사바시역에서 도보 7분 東京都台東区浅草橋2-6-2

영업시간: 10:00~18:00 토, 일 공휴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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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코츠 냄새가 진하게 나던 아사쿠사바시 역에서 내려 일본집과 맨션이 서있는 골목골목을 지나 잉? 이것이 기름집? 싶은 곳에 자리한 金田油屋 카네다 기름집. 밖에서 봐도 그렇게 제품도 많이 있는 것 같지도 않고, 사람도 없어 들어가기 뻘쭘했지만, 여기까지 와서 안가보는 것도 아닌 것 같아 가게 안에 발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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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밖에서 봤을 때 상품이 너무 없다 싶었는데, 둘러보니 생각과 달리 기름에 대한건 다 모아놨구나 싶었다.

기본적으로 참기름, 시소기름, 들기름, 올리브유는 물론 아몬드유, 아보카도유, 마카다미야유, 피마자유, 호박씨유, 달맞이꽃유, 올리브유, 호호바오일, 코코넛오일, 팜유, 쌀기름, 동백기름, 말기름, 스쿠알렌 등등 거기에 카네다 기름집에서 블렌딩한 2가지 기름까지. 식용의 기름도 있지만 미용이나 건강에 좋은 고체타입 혹은 약타입의 기름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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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기름 코너에는 색이 연하고 진한 그리고 진하다 못해 까만 기름까지. 시꺼먼 기름은 뭔가 하고 봤더니... '얘네는 뭐 검은깨까지 기름을 짜' 카네다 기름집은 자사 제품 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 제품도 같이 취급하고 있었다. 九鬼 쿠키 라는 회사의 제품은 슈퍼 키노쿠니야에서도 볼 수 있었다. 대체 참기름은 왜 이렇게 색색별로 뽑아놨을꼬....



OLIVO 올리보

위치: 도쿄 긴자역 마츠야 지하 1층 東京都中央区銀座3-6-1

영업시간: 10:0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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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간장을 찾으려고 들어간 마츠야. 돌아다니다보니 올리브유 전문점이 있어 잠시 한눈을 팔았다. 이탈리아 올리브유를 취급. 주로 눈에 띄는건 '2019년 갓 짠'이라는 문장. 통에 붙어있는 글씨를 잘 보면 가장 위에는 맛에 대한 설명, 그리고 농장 이름, 품종 혹은 블렌딩 정도, 농원의 해발(?), 착유방법, 그리고 스토리가 써져있다. 스토리에는 FLOS OLEI에서 몇점을 받았는지 써져있었던 것이 눈에 띄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 모든 올리브유를 시음할 수 있었다는 것. 전부 시음하면서 목이 매캐하고 따가워졌다.




OLIVERS&CO 올리비에앤코

위치: 도쿄 유락초역에서 도보 2분 東京都中央区銀座1-3-3 G1ビル1F

영업시간: 11:00~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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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오일 소믈리에 자격을 가진 일본 지인에게 물어 올리브 오일 어디가면 좋은 것을 살 수 있냐고 물어봐 알려준 올리비에앤코. 무엇이 좋은 것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들어가서 받은 인상은 상당히 패셔너블한 인테리어라는 생각. 안쪽에서는 예약을 받아 올리브오일을 사용한 음식과 와인도 제공하는 것 같았다. 통일된 패키지에 각기 다른 지역의 올리브 오일을 담아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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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올리브 오일이 바디감이 가볍냐 무겁냐, 혹은 맵냐 마일드 하냐, 좀 더 나아가면 과일향이 나냐 정도로 표현되었던 것을 봤다면, 여기에서 눈에 띄었던 꽃향 floral이었다. 여기에서도 거의 모든 종류를 시음. 올리보에 비하면 맛은 마일드한 계열이 많았고, 과일향과 꽃향 계열의 올리브오일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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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네다 기름집에서는 목화씨유, 쌀유, 올리브유, 옥수수유, 참기름을 블렌딩했다는 寿라는 기름을, 올리보에서는 가장 부드러웠던 올리브오일을, 올리비에앤코에서는 매케한 맛이 나는 스페일 올리브오일과 꽃향이 너무도 매력적이었던 프랑스 올리브오일을 구매했다. 물론 설명 팜플렛은 필수로 챙기고!




부암댁의 일본 食 여행 질문


1. 기름집은 왜 만들어졌는가?

2. 기름집은 어떻게 기름을 풀어내고 있는가?

3. 기름집에서 인상 깊었던 점은?



* 카네다 아부라야 그리고 아오키 에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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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네다 아부라야의 초기 사진, 아오키 에마, 아부라야 고항 책


카네다 아부라야는 1870년에 문을 연 오래된 회사. 대두유, 쌀유, 옥수수유, 올리브유와 같은 식용유 부터 공업용 화학용 기름까지 모두 취급한다. 일본에서 식용유 하면 닛신 오일리오에서 나오는 대기업 식용유들이겠지만, 아직까지도 작으면서도 오래된 기업이 살아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카네다 주식회사는 큰 기업들과 도매 거래를 하기도 하지만, 건물 1층에서 카네다 아부라야 라는 샵을 운영하며 소매점도 운영하고 있다. 뭐... 사실 유명한 회사는 아니다. 검색하다 보니 나와서 가본 것일 뿐.


이 회사는 아카이빙을 따로 하지 않는지 찾다보니 기름의 역사, 일본 기름 도매상의 역사, 세계의 기름, 기름의 과학과 같은 나름 정보 아카이빙을 해두긴 했는데 286컴퓨터로 만든 듯한 옛스러운 사이트 때문에 영 눈에 들어오진 않는다. 하지만 정보는 나름 집약된듯!


http://www.abura-ya.com/index.html


이러한 카네다 아부라야도 나름 부흥(?)의 노력은 한 적이 있었으니 그것은 2004년 카네다 아부라야 인터넷 점장으로 있었던 아오키 에마라는 사람이 일하던 시기. 기름과 술 그리고 맛있는 것을 좋아한다고 자신을 소개한 아오키 에마는 기름으로 만든 맛있는 요리와 같은 컨텐츠들을 많이 만들어 블로그에 올렸고, 그렇게 만들어진 것을 묶어 아부라야의 밥 이라는 책을 출판했다. 지금 아오키 에마라는 사람은 더이상 기름과 관련한 일을 하지 않고, 시골에서 음식과 관련한 컨텐츠를 만들고 있는 것 같다.


https://blog.abura-ya.com/

(당시 만든 컨텐츠들을 올렸던 블로그를 재정비한 사이트, 레시피는 많지만 기름 정보는 조금 부족하다)



*쿠키 산업 주식회사 九鬼産業株式会社

unnamed (3).jpg 맛과 품질을 고집하는 깨 종합 메이커

카네다 아부라야에 있었던 유일하게 타사제품이었던 참기름이 바로 쿠키 산업 주식회사의 참기름, 키노쿠니야같은 슈퍼에서도 판매가 되고 있다. 대체 무슨 회사길래 참기름을 색색들이 팔고 있나 봤더니. 1886년에 설립된 '깨'를 다루는 회사. 그냥 깨를 색색이 뽑았다고 생각하면 오산! 깨를 볶는 방법 착유하는 방법에 따라 나누고, 그렇게 생산한 제품을 어떤 음식에 맞춰 구매하면 되는지 친절하게 사이트에서 설명해주고 있다. 색이 연할 수록 소재의 맛과 향을 살리고, 색이 진할 수록 고소한 깨의 향을 느낄 수 있다고. 그밖에도 아이스크림에 맞는 참기름, 생으로 뿌려 먹는 참기름, 방향 참기름, 검은깨 참기름과 같은 깨를 착유한 제품부터 통깨, 간깨, 깨 페이스트 등 깨로 할 수 있는 모든 기름 제품은 이 회사에서 만들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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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에 따라 어떻게 착유방법을 달리했는지, 향미 특성에 따라 어울리는 음식이 무엇인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 FLOS OL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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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o Oreggia라는 이탈리아 사람이 만든 올리브오일 대회. Flos Olei는 매해 가이드 북을 만들고 앱을 만들어 고득점 한 올리브 오일 농장을 소개하고 정보를 제공한다. 이게 그렇게나 유명한 대회인가 싶어서 찾아보니, 왠걸 전세계에 올리브오일 대회만 50여개가 넘는다. 올리브오일 하면 떠오르는 나라인 이탈리아, 스페인은 물론 뉴욕, 런던, 일본, 중국까지 전세계에서 올리브오일대회가 열린다. 그중 국제 공인된 올리브오일 대회는 WBOO (world best olive oil), EVOO(Extra virgin olive oil) 이라는 것 같은데. 설명은 아래 사이트 에서.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tommybolin&logNo=221473802460&proxyReferer=https:%2F%2Fwww.google.com%2F

https://www.oliveoilsource.com/competitions


올리브 오일은 워낙에 많은 지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쓰고 있기도 하고 워낙에 오래전부터 먹어온 것이다보니 그만큼 관심도 정보도 많은 것 같다.


부암댁의 일본 食 여행, 그 답


1. 기름집은 왜 만들어졌는가?

카네다 아부라야는 옛날부터 필요에 의해서,

올리보, 올리비에앤코는 올리브오일에 대한 관심 증가에 따라


2. 기름집은 어떻게 기름을 풀어내고 있는가?

다양한 종류의 기름을 시음할 수 있도록 하고, 취향의 기름을 찾을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기름을 활용한 요리의 레시피를 제공한다.


3. 기름집에서 인상 깊었던 점은?

이렇게 다양한 것에서 기름을 착유하는 구나! 이렇게 다양한 기름을 전부 시음할 수 있구나!





기름집을 정리하며....


일본에 식재료 전문샵을 찾으면서 기름집도 뻔히 있겠지 싶었고, 올리브 오일쯤이야 한국과는 비교도 안되게 많이 있겠지 싶었다. 다만 '기름'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했던 것은 한국에서 너무나도 많은 기름에 대한 영감을 받은 직후 였기 때문이다. 그 전에는 기름은 그저 튀김용과 샐러드용 정도로만 구분해서 생각했다. 까놀라유든 포도씨유든 '유'만 신경썼지 '까놀라' '포도씨'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한국에서 참기름, 제6의 맛 기름 , 올리브 오일에 대한 워크샵이 나에게 기름에 대한 생각을 많이 넓혀줬다.


* 참기름 인문학 by 참기름 소믈리에 이희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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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습관적으로 퍼붓(?)고 있는 참기름은 내손을 주고 사본적이 없다. 항상 시골에서 짰다며 받은 것만 써봐서 참기름에 대해서 감각해볼 틈이 없었다. 다만, 국산 참깨는 너무 비싸고 시중에 파는 것은 수입이 많다는 것. 그리고 중국산이라고 해서 꼭 나쁜 것이 아니라는 것 정도만 알고 있었다. 참기름 인문학 수업을 통해 참기름은 언제 문헌에 처음 나오고, 어떻게 착유되었으며, 지금 어떤방식으로 참기름이 착유되며, 참기름을 어떻게 고르고 어떻게 보관하는지까지 알 수 있었다. 이 워크샵 이후로 참기름에 대해서 맛을 감각해보며 사용하게 되었다.



* 제 6의 맛 기름 by 아부레이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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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맛, 짠맛, 신맛, 쓴맛, 감칠맛 다음으로 의논 되고 있는 지방맛. 어느 성형외과의 케릭터 지방이가 몸에 붙을 것만 같아 피하는 지방이지만, 사실 한 겨울에는 몸을 버틸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에너지원이기도 하다. 이 기름은 크게 동물성과 식물성으로 나눠 볼 수 있겠지만, 특히 식물성에서 내가 아차 싶었던 것은 우리가 봤던 많은 씨들이 이 기름의 공급원이 된다는 것이었다. 카놀라도 씨. 포도씨유도 씨. 해바라기도 씨. 콩기름의 콩도 사실 씨. 많은 동물성 식물성 기름들을 접하면서 감각하지 못했던 기름의 맛을 섬세하게 감각했던 것은 물론, 기름은 무엇으로부터 비롯되는지 한번 되돌아 보는 기회였다.



* Gelato meets olive oil by 젠제로 X 올리브오일 테이스터 곽지원님 @unos_segund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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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서 활동하시는 올리브오일 테이스터 곽지원 님이 젠제로와 함께 젤라또와 올리브오일이라는 워크샵을 진행했다. 처음으로 올리브 오일의 향미를 섬세하게 감각해보는 시간이었다. '올리브오일은 좋다' 까지 밖에 지식이 없었는데, 올리브오일의 품종마다 향미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처음 감각해봤다. 목을 죄어오는 매캐함이 있는 올리브오일 안에서 청사과향이나 풋토마토와 같은 향미가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이 것들이 음식과 만났을 때 어떻게 맛이 치고 빠지는지(?) 경험하는 중요한 시간이었다. 특히나 올리브 시트롱 젤라또, 토마토 가스파초 소르베, 올리브 오일과 바다소금을 뿌린 초콜렛 젤라또 같은 경우는 젤라또에 올리브유가 이렇게 향을 돋워주는 구나 하는 새로운 감각을 경험했다.


한국에서 이렇게 경험하고 갔으니 일본의 기름 전문샵에서 하는 것들이 사실 감흥이 별로 오지 않았다. 거만하게도 '응~ 나도 알아. 응~ 그정도는 한국에서도 다 해' 뭐 그런 느낌. 다만 좀 아쉬웠던 것은 한국의 식품회사 였달까. 한국에서도 좀 다양한 오일들을 접할 수 있게 선택을 다양하게 할 수 있게 좀 노력해주면 안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파격할인, 1+1 만 보이는 마트보다는 색색들이 다양성을 보이는 마트가 언젠가 나타나길 기대해보면서...


기름집에 대해서 자료를 찾으면서 정보 아카이빙에 특출난 일본의 컨텐츠 보다도 한국에서 했던 기름 워크샵이 훨씬 매력적이었기에 충분히 한국도 일본 못지않게 기름을 즐길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느꼈다. 기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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