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대로 해도 되나요?
참 웃기게도 이전 글을 쓰고 나서 바로
생리를 했다.
처음에는 부정출혈인 줄 알았다.
나는 지난 10년간 스스로 생리를 한 적이 10손가락 손에 꼽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 외에는 약을 먹거나 주사를 맞고 생리를 했다.
그래서 너무 놀랐다.
부정출혈인 줄 알 때는 그거 치고는 양이 많다고 생각이 들어 심각했다.
'내가 세일 때 많이 힘들어서 결국엔 하혈을 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며칠 뒤 병원에 가서야 생리라는 걸 알았다.
살이 빠지지도 그렇다고 대단히 건강히 살지도 않았는데 신기할 따름이다.
그래도 내린 결론은 그나마 살 뺀다고 한 운동과 식단이 도움을 주지 않았나 싶다. 식단을 3주 동안 한 적은 없었으니까.
이 얘기도 트레이너 선생님한테 전했다. 몸이 뭔가 정상적으로 돌아온 느낌이라고 말이다.
3주간 세일과 생리 때문에 헬스장을 못 갔었다.
이번에 갔을 때는 식단 얘기가 아닌 평소와 다름없이 운동을 했다. 예상했던 거와는 달랐다. 왜냐면 앞으로 계획을 어떻게 할 건지 얼마나 뺄 건지에 대한 얘기를 할 줄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생님은 그냥 운동을 진행했다. 그러면서 한마디는 던지셨다.
"ㅇㅇ씨는 운동신경이 좋기 때문에 원하는 대로 몸을 만들 수 있어요. 마음 정해지면 알려주세요."
다시 한번 자의적인 동기가 필요해진 시기였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살을 뺄 수 있나? 거진 7년 넘게 이 몸이었는데 다시 빼는 게 가능할까?'
한편으로는 과거를 추억하면서 언젠가는 과거로 돌아가리라 믿으며 또 한편으로는 지금의 배 나온 내 모습이 너무 익숙하고 굳어져버렸다. 가능성에 대해 전문가가 충분하다 답을 줬음에도 스스로 믿음이 없는 상황이다.
타인의 시선에 충족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한 다이어트는 다시 주체성을 되찾은 나에게 어려운 질문이 되었다.
건강을 위해 빼야 한다.
> 건강.... 해야 하나? 하고 싶나?
> 미래를 위해 그래야지.
> 미래가... 있었나?
> 현재가 있었나?
>>나는 어디에 있지?
항상 지금이 급급했고 생존을 위한 행동과 생각만 하던 나였다.
미래를 위해, 내 삶을 위해, 생존만을 위해 사는 삶이 아닌 것. 그런 건 내게 너무 어려운 것이다.
여전히 트레이너에게 뭐라 답해야 할지 모르겠다.
정황상 뺄게요 다시 시작해요라고 해야 하지만 사실 내 마음은 그렇지 않다.
다음 달에도 생리를 하고 호르몬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건강을 위해 등 이유가 넘쳐나지만 아직 난 내 손에 들어있는 삶이 어색할 따름이다.
그리고 이 삶을,
내 삶을 내 마음대로 주무르는 게 얼떨떨하다.
당연한 질문에 당연한 대답이 돌아올 걸 알지만...
내 삶.. 내 마음대로 해도 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