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쌤의 another story 34
도대체 나는 너와 어디서 헤어졌을까.
헤매다 찾은 길은 가파르고
냄새는 쓸쓸하다
한여름에 헤어졌던 우리
겨울의 끄트머리 빈 가지 무성한 하늘 아래
너를 만났다
돌 위의 시는 여태 그대로인데
나무도 풀도 늙어버렸다
껍데기만 남은 슬픔인 줄 알았는데
나의 부끄러움은 영 삭질 않았다
나 없이 올라갔을 길을
함께 내려온다
내려오는 길은 더딘데
자꾸만 숨이 차올라 쉬어야 한다
비로소 헤어질 준비가 되었다
아니, 그렇지 않았다
마음에 산란한 발자국을 수없이 남긴 후에야
너를 보낸다
흩어진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