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미안한 엄마가
7년 전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고
아이들에게는 철저히 비밀로 했다.
그냥 우리 아이들은 순진하게
엄마 아빠가 사이가 안 좋아서
따로 사는 걸로 알고 있었다.
나에게는 아픈 사진이 하나 있다.
8년 전 추적추적 비 오는 무더운 여름날
방학인 아이들과 집에 있다가 갑자기
얘들아 우리 양평 놀러 갈까?
나는 갑자기 계획을 세워 놓지 않고
아무 준비 없이 떠나는 나들이를 좋아한다.
이 날도 어김없이 우린 출발했고
사람도 없는 두물머리에서
행복하게 산책을 했다.
돌탑에서 아이들이 손을 모으고 기도를 한다.
돌아오는 길 물어봤다.
"뭐라고 소원 빌었어?"
"엄마 아빠 이혼하지 않게 해 달라고..."
둘 중 누가 말을 했는지 기억이 나질 않지만
나는 돌덩이처럼 가슴에 딱 박혔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아이들의 마음을 지켜내겠다고
몇 달 뒤 아이들의 간절한 소망을
지켜내질 못했다.
여름 가을이 지나고 해를 넘긴 겨울
나는 법원을 나오는데
너무나 슬펐다.
그러나 슬픈 얼굴로 들어갈 수가 없어
마트에 들러서 장을 보고
아무렇지도 않게 아이들에게 저녁을 해줬다.
나는 두 아이의 엄마로
나를 지켜내는 박주영의 엄마로
강하게 살아내리라..
이혼의 사실은
3년 전 아이들에게 알렸다.
큰 아이는
"엄마 힘든 내색 없이 어떻게 견뎠냐고..."
그리고 둘째 딸아이는
"엄마 더 깔끔해 괜찮아"
아이들의 나이는 16살 13살
아이들 마음속의 상처는 어떨지 몰라도
그 말이 나에게는 너무나 큰 위로가 되었다
막상 이혼을 하고
혼자 밥 먹다가 울기도 많이 울었지만
지금은 괜찮다.
막상 닥치니 괜찮다.
이혼이 너무 무서웠던 나에게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말해주고 싶다.
주영아 괜찮아 진짜 괜찮아
너무 불안해하지 마
그리고 아이들에게 당당히 말해줄 수 있다
어떠한 힘든 일이 있어도
괜찮아 얘들아
엄마가 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