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by 베를린부부-chicken

by 베를린부부

작가는커녕, 글을 읽고 쓰는 것도 어색한 공돌이로 살았다.

건축이라는 분야가 공학뿐만 아니라 사회학, 인문학과도 아주 가깝다는 걸 깨달으며 전공 외 책을 읽기 시작한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이 학문을 공부하며 남겨야 하는 흔적들을 조금 더 세련되게 기록하기 위해 용기를 내 본다.


2008년 9월 24일 마드리드로 떠나며 찍은 사진들과 기록들이 이 매거진의 근본이다. 그 뒤 2011부터는 바르셀로나에, 2014년부터는 베를린에 거주하고 있다. 그 시간 동안 이곳저곳에 살았고,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여행도 다니고, 사랑도 하며 삶을 이어왔다.


건축으로 먹고 산다는 것은 참으로 ‘결론’적인 이야기이다. 그 결론은 현재 진행형이며 지금 이 순간에도 상당히 많은 노력을 나에게 요구한다. 나는 순진하게 대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으로 건축으로 먹고 살 준비가 됐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후 12년이 지난 지금, 내가 건축으로 먹고살게 된 과정의 대부분은 공중의 삽질이었다. 누구도 나에게 이렇게 살라고 강요하지도 않았기에 누구에게 무엇을 물어봐야 하는지도 모르는 식으로 말이다. 혹시나, 행여나 하는 마음으로 이 과정들을 어떤 식으로든 공유해보고자 한다. 어떤 이에게는 도움이 될 수도, 어떤 이에게는 추억이 될 수도, 어떤 이에게는 아픔이 될 수도 있다.


글을 올리는 순서는 시간 순서대로 1. 마드리드 2. 바르셀로나 3. 베를린이 될 것이다. 혼돈을 피하기 위해 마드리드 살 때 베를린에 가서 찍은 사진은 그냥 베를린 편에 넣었다. 또한 후에 삽입될 내용이지만 마드리드 생활의 거의 막바지에 DSLR을 도둑맞고 스마트폰이 급격하게 도입되며 사진의 질이 조금씩 바뀌었다. 거기에 기본적으로 포토샵을 이용해 구도 및 조도 등을 손봐서 가끔 사진이 깔끔하지 않게 보일 수 있다. 대신 작가의 이름과 프로젝트 연도는 최대한 정학하게 기입했으니 궁금하면 직접 찾아보시길 바란다.


이곳에서 건축을 접하고 배운 방식은 대부분 열린 자료들을 통해서였다. 체류를 위해 몇 군데 학교에 등록을 해서 학생비자를 받은 적은 있으나 제대로 된 외국 학위는 없다. 한 마디로 누군가 근본 없다고 한다면 맞는 말이란 이야기다. 그러나 내가 그렇게 누군가가 일부러 뿌려놓은 빵부스러기를 따라왔듯, 누군가도 그렇게 할 수 있기를 바란다.


- 매주 월요일에 연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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