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 아내가 퇴사하다!
내 생일, 남편 생일, 아이의 생일이 되면
항상 어디라도 여행을 가려고 계획했다.
바빠서 시간이 없으면 근처 호캉스라도 갔다.
우리 집 여행 기획자는 나였다.
남편은 여행을 가도 좋고~
집 앞에 산책을 해도 좋고~
근처 등산을 해도 좋고~
그냥 뭐든 좋은 사람이었다.
내가 어디를 가자고 하면,
길을 알아보고, 운전을 해주고
좋은 숙소를 알아보기도 했다.
요즘 놀아서일까...
여행에 대한 열망도 사그라질 무렵,
아이의 생일이 다가왔다.
어디를 갈까...
예전에는 한, 두 달에 한 번씩은
계절에 상관없이 바다를 보러 갔다.
겨울에 바다에 가면 특별히 할 것도 없는데
도착하면 추워하며 바다를 좀 보고,
뜨끈한 순대국을 먹고
좋은 풍경이 있는 카페에도 갔다가
지글지글 끓는 숙소에서 뒹굴뒹굴하며
놀다가 오곤 했다.
퇴사한 후로는 바다에 한 번도 가지 않았는데,
오랜만에 바다를 보러 가기로 했다.
양양의 하조대.
하조대를 하도 많이 가서,
아이는 글을 깨우칠 때
'하조대'를 먼저 익혔다.
길을 가다가도 어~! 저거 '조' 아니야?!!
하며 반가워했다.
오랜만에 온 하조대.
바람은 차고, 햇살은 따뜻하고
여전히 할 것 없는 바다지만,
바다의 풍경을 눈에 담고
우리 가족이 좋아하는 순댓국을 먹고
전 회사 동료가 추천해 준
카페에 가서 시간을 보내고 왔다.
호수를 끼고 있는 굽이굽이 산속에 있는 카페였는데,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2층의 한 부분은 예약을 받아
펜션으로 운영하는 것도 같았다.
따뜻한 방 안에서 커피와 케이크를 먹으며
넓은 통창으로 호수를 보고 있으니
참 고요하고 좋았다.
그런데 갑자기 진눈깨비가 날리더니
눈이 오기 시작한다??
아니 곧 4월이 다가오는데요????
그래도 따뜻한 곳에서
창밖으로 내리는 눈을 보고 있자니
참 예뻤다.
오랜만에 놀러 오니 역시 좋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