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 아내가 퇴사하다!
전 부서에 있었을 때,
항상 웃고 상냥한 남자 직원분이 있었다.
그때는 AI라는 표현이 일반적이지 않아
내 마음속으로 그분을 로보트씨라고 불렀다.
업무가 극심했음에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았던...
로보트씨.
그때 어떤 프로젝트를 하고 있었는데,
일정도 비용도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잘 견디고 계시다 생각했는데
어느 날, 내 자리로 오셔서는
눈물을 살짝 머금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제가 공황장애여서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어요."
난 전혀 몰랐다.
마주할 때는 항상 웃으셨고,
메신저도 대화 나눌 땐 *^^*이렇게
밝게 말씀하셨기에...
바로 앞자리에서 일하시고
그동안 오래 같이 일했었기에,
그분의 힘듦을 몰랐던 내가 너무 미안해서
휴대폰으로 힘내시라고
가족들과 파티하시라고 케이크 쿠폰을 보내드렸다.
어찌어찌 이야기가 잘 되었는지,
그분은 퇴사하지 않으셨고, 대신
한 달간의 무급휴가.
그 후에는 다른 부서로 전환배치가 되셨다.
6개월 뒤, 그분을 괴롭혔던
프로젝트가 어떻게 어떻게 끝나고
그분으로부터 카톡이 왔다.
'이 날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맛있게 드세요!'
나에게 치킨 기프티콘을 보내신 것이다.
다른 부서로 옮기긴 했지만
자기가 몸 담았던 프로젝트를 미완성으로
끝내신 것이 마음에 걸리셨던 모양이다.
간만에 안부를 나누는데
지금의 부서는 워라밸도 너무 좋고 천국이라고 하신다.
잘 지내셔서 다행이에요. 로보트씨.
그로부터 2년 뒤 나는 부서를 옮기고
업무에 치여 마음의 여유가 없어
여러 생각 못하고 퇴사를 했는데,
나도 로보트씨처럼 한 달의 무급휴가를 받고
타 부서로 전배가 되었다면 좀 더 나았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퇴사보다는 상사와의 면담,
인사팀과의 면담이 필요하지 않았나 생각 드는
오늘의 하루다.
'로보트씨는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로보트씨에게 한번 물어볼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