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 아내가 퇴사하다!
제 프로젝트가 되어 너무너무 기뻐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가끔 드라마나, 만화를 보면
열심히 한 프로젝트가 선정되어
팀원들에게 축하를 받으며 열심히 진행하는 내용이 나온다.
신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내가 낸 안이 채택이 되어버렸다.
어마어마한 프로젝트에서 내가 한 파이를
메인으로 해야하는 입장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그 안에서 나는 중간정도 되는 경력자였다.
프로젝트 전체를 이끌어 본 적도 없었다.
팀장도 아니었다.
새로운 업무는 원래 하던 일과는 비슷한 듯하지만
전혀 달랐고, 다양한 제약이 있어
이리 바뀌고, 저리 바뀌고
우리가 전달받은 내용은 빙산의 일각이었다.
같이 일해야 하는 사람들도 낯설고
너무 많았다.
내용이 추가되고 또 추가되고
바뀌고 또 바뀌고
그동안 손발 잘 맞는 부서에 있어
내비게이션 켜고 잘 닦여진 고속도로 위를
달리던 내가, 이제는 지도를 들고 이정표도 없는
캄캄한 비포장 도로를 달리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의 힘듦을
가족들에게 티를 내면 안 되는 거였는데
나는 그 힘듦을 집에 와서 풀풀 풍기는
우울한 마녀가 되어있었다.
그래서 남편이 퇴사한 지금의 모습이
더 좋다고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죄송했습니다. 남편)
프로젝트를 거듭할수록
정확하게 정해지는 것도 없고
위에 보고를 하면 그 과정에서
또 휘둘리고 또 휘둘리고
바꾸고 또 바꾸고
나는 완전히 지쳐버렸다.
그나마 잘한다고 생각했던 일도
자신감이 완전히 떨어져 버렸다.
꼴도 보기 싫어졌다.
그 과정에서 팀장님께 퇴사하겠다고 말씀드렸는데
팀장님의 회유로 어떻게 8개월 더 버티다가
결국 우울한 마녀는 퇴사를 하게 되었다는
슬픈 이야기.
존버는 승리한다며!!!!
(누군가는 승리했겠지? 나는 승리하지 못했다.)
업무 스트레스의 만병통치약이
퇴사라는 웃긴 짤처럼
그 후 우울한 마녀는 퇴사와 동시에
뭉게뭉게 안개처럼 사라지고
퇴사라는 마법사의 도움을 받아
(퇴마사 아님ㅎ)
아름다운 공주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공주는 그 후로 행복하게 잘 살았다고 한다.
(공주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