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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킷랩 Aug 15. 2018

사회적 타이밍과 개인적 타이밍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스콧 피츠제럴드


1.
안녕하세요, 버킷랩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책은 F.스콧 피츠제럴드의 [벤자민버튼의시간은거꾸로간다]입니다. 이 책은 버킷랩에서 운영하는 온라인독서모임 [한주한권]에서 18번째로 함께 읽는 책 입니다.


2.
2008년에 브래드 피트와 케이트 윈슬렛 주연의 영화로 더 유명한 이야기인대요. 민음사의 세계문학시리즈에서는 ‘벤저민버튼의 기이한 사건’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영화와 동일한 제목으로 번역된 문학동네 버젼으로 읽게되었습니다.

단편소설이라 피츠제럴드의 다른 단편들과 함께 수록된 경우가 많은데 이 영상에서는 ‘벤자민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에 대해서만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3.
이야기는 매우 간단합니다. 로버트 버튼이라는 남자의 아들로 태어난 벤자민 버튼은 노인의 모습으로 태어났습니다. 모습뿐만 아니라 생각도 노인과 같았고, 이미 말도 할 수 있었죠. 아버지 몰래 시가를 태우는 등 행동도 노인과 같았습니다.

4.
그는 평범한 인간들과는 다르게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점 젊어졌습니다. ‘나이를 먹는’게 아니라 ‘나이를 잃어’가고 있었죠. 하지만 벤자민의 아버지는 특수한 아들의 상황을 평범하게 감추기에 바빴습니다. 백발을 흑발로 염색시키고, 면도를 시켰죠. 태어난지는 몇년 밖에 안되었지만 60년 이상 산 노인과 같았던 벤자민을 유치원에 보내 종이와 풀을 가지고 놀게 했습니다. 아버지 로버트 버튼은 벤자민의 양육을 포기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자기가 생각하는 남들이 해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제공하며 평범하게 벤자민을 키우기 위해 오히려 많은 노력을 한 것이었죠. 다만 그 노력이 벤자민의 생체리듬과는 딴판이었다는게 문제였죠.

5.
벤자민은 1860년에 태어나서 1930년에 죽었으니 60년을 살았습니다. 이 60년이라는 인생의 시간 동안 점점 젊어지는 자신의 생체나이와 점점 늙어가는 자신의 사회적 나이가 얼추 비슷한 시점은 20살부터 40살 정도 였을겁니다. 조금 노안인 젊은이인 상태거나 조금 동안인 중년의 상태로 말이죠. 이 시기에서도 사회적 나이와 생체나이가 매우 비슷한 수준이었던 때는 고작 25살부터 35살 사이의 10년정도라고 생각할 수 있겠네요. 이 중간의 10년을 기준으로 한 앞 뒤의 25년은 모두 사회적 나이와는 동떨어진 외모와 정신으로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가족을 비롯한 주변인들의 차별과 비난에 시달립니다.

6.
그래프로 나타내면 이런 식으로 그려볼 수 있을까요. 검은 선은 평범한 사람들의 인생입니다. 사회적 시간과 생체 나이가 함께 노화하는 우상향 그래프입니다.

하지만 벤자민은 반대로 파란 선처럼 시간이 갈수록 생체 나이가 젊어지고 정상인들과 비슷한 타이밍으로 살아갈 수 있는 시간은 전체 인생의 6분의 1이 채 되지 않습니다.

6-1
두 그래프 간의 차이가 생기는 영역의 시간 내에서 벤자민은 타인들의 차별, 비난에 시달리죠. 그런데 사회가 정해놓은 인생의 타이밍에 발맞추지 못해서 괴로워하는 모습이 익숙하게 느껴집니다. 사회적으로 ‘평범하다’라고 하는 그래프의 몇가지 타이밍들을 표시해볼까요. 먼저 대학, 취업, 결혼 정도의 큰 타이밍이 있겠네요. 그리고 작은 타이밍들로는 자차 구매나 집 장만 등이 있을까요?

몇개의 사회적 타이밍들이 표시되었네요. 평범하다라는 이야기를 할때 보통 예로 나오는 것들인데요. 과연 모든 사람들이 이 적절한 타이밍의, 적절한 사회적 모습을 갖출 수 있을까요?

7.
어떤 사람의 그래프는 이런 모양일수도 있고, 어떤 사람의 그래프는 이런 모양일수도 있겠네요.  그리고 아마도 사회적 타이밍들을 맞추지 못할 때마다 벤자민처럼 외적 내적으로 갈등이 생길수도 있겠습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사회적 타이밍이 존재하는 차원과는 아예 다른 차원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며 마음대로 살아갈 수도 있겠죠. 많은 수고로움, 따가운 시선, 타인들의 의심과 자기 확신 속에서 끝없이 갈등하는 것을 감수하며 말입니다.

8.
벤자민 버튼은 선천적으로 거꾸로 가는 시계를 달고 태어났지만, 정상적으로 나이를 먹는 많은 사람들도 끊임없이 사회가 정해놓은 기준과, 자기만의 타이밍 속에서 갈등하며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소설 속 벤자민은 인생에 꽤 많은 시간 쓸쓸했는데요. 19세기 말에 벤자민보다 21세기의 사람들은 조금 더 자유로워졌을까요? 개인과 사회의 순간적 타이밍들과 인생 전반의 허무함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하는 책, 스콧 피츠제럴드의 벤자민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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