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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킷랩 Aug 16. 2018

정답보다 재미있는 질문

시계태엽 오렌지, 앤서니 버지스


1.
안녕하세요, 버킷랩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책은 ‘앤서니 버지스’의 ‘시계태엽 오렌지’ 입니다.



2.
이 책은 버킷랩에서 운영하는 온라인독서모임 ‘한주한권’에서 19번째로 함께 읽는 책 입니다.
이 책은 스탠리 큐브릭이 소설을 각색하여 만든 동명의 영화로 더 유명한 책인데요. 잠시 영화와 소설의 결말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합니다. 영화나 소설의 결말을 스스로 즐기고 싶으신 분들은 본 영상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안 보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3.
영화는 소설과 반대의 결말을 가지고 있습니다. 소설에서는 주인공 알렉스가 자신의 불한당같은 생활을 결국은 가족, 정확히는 자녀를 소망하며 끝내게 되는 것으로 마무리되지만, 영화에서는 이러한 부분은 삭제가 되고 루드비코 요법에 반대하는 정치권과 결탁하여 피해자로 둔갑한 채 살아가는 것으로 마무리가 됩니다.

소설의 원작자인 앤서니버지스는 소설의 결말을 통해서 알렉스처럼 악한 사람도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영국에서 미국으로 이 소설이 출판될 때 미국출판사는 조금 더 암울한 결말이 소설과 어울린다 생각하여 결말을 생략한 채 책을 내게 됩니다.

스탠리 큐브릭은 ‘시계태엽오렌지’의 미국판을 먼저 접하게 되었다는 것과, 또 개인이 가지고 있는 다소 기괴하고 암울한 것에 대한 선호 때문에 영화의 결말 역시 각색하지 않았나 추측하고 있습니다.

4.
결말에서 알렉스가 어떤 인간으로 남느냐가 이야기의 전체 메시지에 방점을 찍어주는 작용이 되기 때문에 소설과 영화의 결말 차이에 대해서 조금 길게 이야기해보았는데요.

이 책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매력이 바로 이 점입니다. 마치 소설과 영화에서 각 매체가 각자의 결말을 취할 수 밖에 없었던 것처럼, 독자에게도 알렉스라는 한명의 인물에 대해서 느끼는 독자 각자의 감정이 모두 다르고, 알렉스라는 인물에게 불쾌함과 혐오감, 비난과 연민을 번갈아가며 ‘양가감정’느끼게 한다는 것입니다.


5.
책은 [인간은 교화될 수 있는가], [교화가 목적이라면 인간의 자유를 강압해도 되는가], [가해자가 피해자가 될 경우 그의 피해의 정도는 축소되어도 되는가]와 같은 [선과 악]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지지 않은 영역에 대해서 독자를 계속 고민하게 만듭니다.

6.
이런 갈등의 논제를 독자에게 가장 직접적으로 던지고 있는 부분은 소위 말하는 사회의 악인 알렉스를 루드비코 요법을 통해 선한 인간으로 만들려는 시도입니다.

[범죄자를 교화하는 것]과 [인간에게 선택의 자유를 주는 것]은 모두 동일한 정의의 논리인데, 이 두 가지 정의가 충돌할 경우 우리는 어떤 정의가 더 옳다고 판단을 해야하며, 어느 가치를 더 우선에 둬야하는지에 대해서 고민하게 됩니다.

7.
시계태엽 오렌지를 읽고 나면 우리가 모두 하나의 마음, 하나의 이해관계 속에서 쌓아왔던 사회적 신뢰라는 것이 얼마나 연약한 것인지 깨닫게 됩니다. 왜냐하면 법, 도덕, 윤리, 봉사, 나눔, 피해자 구제 와 같이 선한 사람들이 사용하는 선한 단어들이 모두 같은 정의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하기 때문입니다.

옳다고 생각했던 것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것, 같은 목적을 위해서 정반대의 수단을 가질 수도 있다는 것, 내가 외치는 정의가 반대쪽의 불의일수도 있다는 것을 이야기를 통해 알려주는 것이 문학의 가장 큰 힘 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답보다 문제를 제시하는 책, 앤서니 버지스의 시계태엽 오렌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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