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도 다 그렇다는 것에 위로받는 편

by 검사이다

사람들과 함께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면 좋은 점이 한 가지 있다.

바로 남들도 다 그렇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내가 힘든 이유는 주로 바깥의 상황보다 그 상황을 힘들어하는 나를 또다시 자책하는 것이었다. 흔히들 말하는 두 번째 화살이라는 것에 스스로 몸을 던지는 나.


모 부장검사가 기록을 던진 이후로 그 사람만 보면 몸이 긴장해버리는 나를 보며 '왜 좀 더 여유 있게 어른스럽게 대처하지 못하니!'라고 실망한다.

항상 몸이 미친 듯이 아픈 후에야 '아, 내가 요새 무리했구나'를 아는 나를 보며 '왜 너는 미리 건강관리를 못해, 왜 이렇게 개복치야!'라고 자책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친한 친구와 통화를 하다 '갑질 하는 선배가 있는데 그 이후로 그 선배만 보면 배가 아파 ㅠ'라고 친구가 말했다. 나 역시도 회사만 생각하면 겨드랑이에 식은땀이 난다고 얘기하자 서로 꺄르르 웃음을 뿌렸다. 우리는 참 많이 닮았다며 즐거워하기까지 했다. 요샌 zoom으로 (불교가 아니지만 흥미가 생겨) 법륜스님 행복학교 모임을 하는데 직업도 연령대도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다. 재밌게도 모두가 비슷한 고민과 고통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것이 특별히 나쁘고 내가 이상한 것이 아니게 되는, 그래서 또 연결감이 생기고 인간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는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난다.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은 인간 같으니.

그런 인간이 있을까?

찌르면 피도 나고 아프다.

그러고 보면 모든 범죄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상대를 배경으로 보는 것. 영화 부산행을 봤다. 주인공이 좀비에게 물릴까 봐 손에서 땀까지 났다. 하지만 엑스트라들이 좀비로 변하고 죽어나도 나는 무감각했다. 현실에서도 주인공인 나 이외의 사람들을 나와 같은 인간으로 생각하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자신이 죽인 사람의 엄마가 우는 것을 보고 나서야 죄책감으로 후회하는 피고인도 있었다. 아, 이 사람도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었구나.




가끔 가는 김밥집 아주머니와 친해졌다. 항상 혼자 김밥을 먹으러 오는 나를 보면 순경인 작은 조카가 생각난단다. 그날따라 으슬으슬 몸이 안 좋았던 나는 얼른 밥을 먹고 일어나려 했다. 그때 잠깐만 기다려보라며 주방에 들어갔던 그녀가 컵에 따끈한 유자차를 담아 건네주신다. 그 온도가 손끝에 전해지면서 주변의 모든 것들이 따뜻해졌다.

사진을 잘 찍고 싶다


그녀가 보는 세상은 좀 더 다양하고 선명한 색깔로 빛나겠지? 지나가는 손님 1일뿐인 나에게도 따뜻함을 나눠주신 그뿐께 참 감사드린다.

내가 싫어하는 너도 어떤 밤이면 외로움에 울기도 하고,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며 웃기도 할 거야.

야 너두? 라는 문구가 생각나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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