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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이다
Jul 18. 2023
나는 너무 바쁘다. 걱정할 여유가 없다.
나는 너무 바쁘다. 걱정할 여유가 없다.
윈스턴 처칠이 세계대전 중 18시간을 일하며 남긴 말이다. (나폴레옹 힐 저서 중)
예전에 나에게도 잘생기고 공부도 잘하는 사촌오빠가 있었다.
너무나도 착했던 오빠는 일찍 생을 마감했다.
이후 숙모는 잠을 자지 못해 점점 생기를 잃어갔고, 삼촌은 비만 오면 맨발로 돌아다니다 기억을 잃었다.
싸움도 잦아졌다.
오빠의 부재만큼이나 남겨진 사람들의 상처가 참 아팠다.
어느 날 숙모와 삼촌이 몰라보게 말간 얼굴로 친척 모임에 나왔다.
나 : 요새 어떻게 지내세요?
숙모 : 응 나는 맨날 밖에 있어. 사람들도 만나고~ 요새는 사교댄스를 미친 듯이 추고 오면 어느새 스르륵 잠이 든다니깐.. 니 삼촌은 대학을 다니면서 종교공부하느라 둘이 주말에만 시간이 있어.
조용히 듣고 있던 삼촌은 시 같은 편지를 한편 써주셨다.
참 빠르다 돌아보니 남은 것이 없네
잘 비워서라고 위안을 삼는다
저번에 할머니 산소도 다녀갔다고 고맙다
나도 자주 못 가는데 부끄럽구나
사람이 살아가는데 지식보다 지혜가 소중하다는데
나이 먹다 보니 진실처럼 공감이 간다
방황은 적게 하고 후회적은 선택을 하면서
아름답게 살자 건강해야 한다 조카야
그때 일들은 우리 가족들 마음이 늘 남아있다.
오빠가 남긴 것이 반드시 슬픔만은 아닐 것이라는 것을 안다.
돌이켜보면, 10년 넘게 한 회사생활에서 한 가지 느낀 게 있다.
'부'마다, '검찰청'마다 분위기라는 게 있는데,
정말 재밌는 것은, 일이 많다고 소문난 부서나 청이 검사들끼리는 가장 사이가 좋다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동'물이라, 움직이는 것이 좋다.
일을 하다 머리가 아프면 복도를 잠시 걷고 오기만 해도 나아짐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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