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짐

by 부뚜막위고양이

내가 현재 가지고 있는 제품들, 내가 현제 갖고 있는 감정들, 그리고 이 세상에 존재하는 나. 이외에도 수많은 사람들과 동물, 식물, 행성, 우주가 새로이 태어나고 나지막이 지는 순환이 반복되는 나날이다. 모든 것엔 시작이 있고 끝이 있다. 끝이 있어야 시작이 되고 끝을 봐야 시작을 할 수 있다. 모든 관계도 그렇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은 동반된다. 만남에 익숙해져 헤어짐을 잊고 살다 헤어지는 순간이 오면 도둑을 맞은 것처럼 한 구석이 비어 있다. 뜻밖의 만남에서 뜻밖의 헤어짐이라니 많은 것이 아쉽다.

오늘 내가 주로 가는 카페를 갔다. 가던 도중 갑자기 저런 생각이 들었다. 참 신기하게도 카페가 곧 문을 닫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장님께서 귤 한 개와 에그타르트를 건네주며 “건강하라고 “ 말씀해 주셨다. 이 카페는 참 따스하다. 별 다른 카페와 크게 다를 것이 없는데도 정이 생기는 카페다. 이 카페를 안 지는 3년 전이지만 1년 전, 내가 책에 관심을 가질 때부터 다니기 시작했다. 아쉽다. 조금이라도 더 다녀볼걸. 헤어진다는 소리를 들으니 괜스레 카페 내부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건네주신 에그타르트도 찍었다. 간직하고 싶었다. 아쉬운 감정이 남아 있을 때 찍었다. 그래야 추억을 되새길 때 더 행복할 수 있게끔.

카페를 나서는 길에 사장님께서 조용히 말씀해 주셨다.

“자기만의 시간을 정말 훌륭하게 소비하는 모습을 보고 저까지 행복했습니다. 멋져요.”

그 순간 감정이 복받쳐 올랐다. 금방이라도 울 것처럼 울먹였지만, 눈물을 흘리면 어색한 분위기가 될 것 같아 힘껏 참았다. 나도 사장님께 따뜻한 말을 건네고 덕분에 행복했다는 얘기를 하려 했지만 입에서는 계속 “감사합니다.”를 반복할 뿐이었다. 도망치듯 카페를 나서며 사장님의 말이 계속 머릿속과 가슴속을 맴돌았다. ‘내가 허튼 짓하며 사치를 부리는 삶이 아니라 정말 내 시간을 잘 활용하면서 살았구나.’ 란 생각이 들면서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논현동 가구거리 한가운데서 눈물을 흘리며 입으론 계속 ‘와..’란 감탄사만 뱉었다. 누가 내가 우는 걸 보는 건 상관이 없었다. 그날 정말 완벽하게 위로를 받았다. 내가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감정을 준다는 것을 알려주신 사장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