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속은 얼마나 여리기에 이렇게 겹겹이 쌓여 있을까. 나름 단단한 껍질로 사람을 대하고 또 대해도 무너지지 않을 거라 자부했지만 어느 것이든 낡는다. 그렇다. 내 것도 늙어 결국 무너진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내 속이 훤히 드러나 누가 바라만 봐도 따끔한 통증이 동반되기도 하지. 연극이 끝나면 배우는 자신으로 돌아와야 한다. 연극의 인물로부터 나와야 한다. 하지만 끝 모를 연극에 갇혀 오늘도 내 속 안으로 깊이 파고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