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과 같이 산다는 게
누구에게나 그런 날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유 없이 삶의 권태를 느끼는 날. 아침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이걸 내가 왜 하고 있지?라는 회의감이 드는 날. 요즘 들어 그런 날이 많아졌다. 내가 하고 싶은 일과 내가 피해온 일 사이에서 아등바등 사는 날이 많아져 그런가.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날 부지런하고 건강하게 만들어주지만 난 게으르다. 분명 오늘은 뭐해야지 어딜 가서 뭘 해야지 계획은 머리로 항상 생각하지만 그걸 몸으로 움직이는 게 왜 이렇게 힘이 드는지. 아침에 침대에 일어나는 것부터 왜 이렇게 힘든지, 왜 그 전날 밤에 일찍 잠을 자지 않았는지부터 해서 온갖 불평불만을 터트리며 침대에 누워 있는 자신이 한심하면서도 한 편으론 너무 편해 이대로 눈 감고 아무 생각 없이 자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결국 10분이고 20분이고 침대에서 뒹굴다 겨우 겨우 몸을 일으키는데 일어나는 게 참 힘든지 몰랐다. 그리고 학창 시절엔 어떻게 6시, 7시에 일어나 씻고 학교 갈 생각을 했는지 지금 생각하면 참 아찔하다.
보통 이런 날은 그냥 몸이 하고 싶어 하는 대로 둔다. 일하고 돌아와 운동이나 독서 글쓰기는 일절 안 하고 그냥 뭘 먹고 싶어 하면 먹고 뭘 보고 싶어 하면 보고 눕고 싶으면 눕고, 생활패턴 생각 안 하고 그냥 자버리기도 한다. (물론 후폭풍은 미래 나의 책임이지만..) 이렇게 두면 2~3일 동안 그런 패턴으로 산다. 그러다 보면 삶의 회의감이 든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자고 했을 때 다짐이 생각나기도 하고 몸은 근질거려 운동하고 싶어 한다. 이때 바로 운동이나 뭘 하려고 하면 안 된다. 이때 바로 시작하면 얼마 못 가 다시 나태해지니 이 권태를 조금 더 방치하는 게 더 열정적으로 살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런 날엔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진다. 지금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이 정말 내가 할 수 있는 일인지 아니면 단지 내가 하지 못하는 걸 고집부려 내 삶을 망치는 게 아닌가, 그냥 현실을 받아들이고 조금 더 편하게 살아야 하는 건지.
지금의 불안이 내 미래가 될까 봐 한참을 또 불안해야 되는 날.
이 불안을 벗어날 방법은 지금 이불 밖에 있는데도 아직까지 이불에 꽁꽁 싸매 불안을 천천히 음미하는 날.
내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보단 내 주제 파악이 먼저라는 말이 나 스스로에게 해줘야 할 때, 얼마나 비참한지 안다.
남들이 나에게 함부로 한 말들이 자비 없이 몸통을 관통하고 그 말들의 무게를 나 혼자 짊어지려 하는 날.
그런 날엔 항상 침대에 누워 유튜브나 보며 시간을 죽였지만 지금은 좀 다른 방법을 찾았다. 바로 산책을 하는 것. 일단 아무 생각 없이 옷을 입고 이어폰 혹은 헤드셋을 끼고 노래 틀고 무작정 걷는 것. 그러다 보면 다양한 사람들의 옷차림과 가게를 보며 세상 구경을 하다 보면 선 넘는 말들이나 나에게 하지 못할 말들이 생각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자주 듣는 노래는 백예린 노래와 honne노래, 카 더 가든, thama, 발라드 정도 듣는다. 가장 추천하는 노래는 백예린이 부른 산책이란 노래. 산책하며 산책을 듣는 건 좋아하는 색을 깔맞춤 하듯 기분이 좋다.
만약 선 넘는 말들과 그 말에 내 인생이 맞춰지는 느낌이 든다면, 간단히 걸어보는 걸 추천한다. 세상 일과 내 인생은 그 누구도 정해놓을 수 없다. 그러니 도전해보고 또 실패할 뿐 그러다 운 좋으면 성공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