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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요원 Sep 12. 2020

삶에 대한 자세와 도전

[e-book] 작은 아씨들


보통은 그렇지 않지만 이 책을 읽을 땐 책이 쓰여진 시대가 어떤 시대였는지를 알고서 읽은 몇 안되는 책 중 하나였다. 책을 읽으며 우선은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작은 아가씨들과 내 아이들이 겹쳐져 떠오르는 순간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삶을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런 생각도 해 보았다. 내 마음 한 구석에 자리한 책 속의 구절 구절들을 아이들에게 언젠가는 꼭 한 번 소리내어 읽어줘야 겠다. 너무 늦지 않은 날을 골라서... 그리고, 우리도 가족 신문 한 번 만들어 볼까? 


어려운 상황일지라도 마음가짐과 몸가짐은 어떠해야 하는지도 알 수 있었다. 물질적인 것보다 마음이 아름다워야 진정한 부자라고 했던가? 그런 느낌도 들었고, 도덕적인 삶 또는 윤리적인 자세 등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바른 생활을 위한 지침들이 곳곳에 베어 있었다. 반성도 하게 되고, 그러한 일화들을 상상해보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작은 아씨들의 삶에 대한 자세, 도전들을 같이 느끼며 나 또한 시도해 봐야지 하는 것들도 있었다.


또한 시대적 배경이 배경인 만큼, 감사하고, 중요한 마음을 그 누군가에게 진심을 담아 전하고자 할 땐 손편지가 꼭 등장했다. 손편지를 가장 최근에 쓴적이 언제지? 헤아리기가 힘들었다. 가족의 기념일날 짧은 메모를 해 본 기억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그래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손편지 한장 써봐야 겠다는 생각도 해 본다.


한마디로 즐겁고, 재밌고, 유익한 책이었다.

이젠 영화로 한 번 더 그 감동을 느껴봐야 겠다.



내가 반한 글귀들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할 수 있는 놀이야. 우리는 살면서 이런저런 방식으로 늘 이 놀이를 하며 살아가지. 우리의 짐은 여기 있고 우리가 나아갈 길은 저 앞에 펼쳐지고. 선함과 행복을 향한 갈망을 길잡이 삼아, 수많은 고난과 실수를 극복하면서 진정한 ‘천상 도시’인 평화에 다다르면 되는 거야. 자, 내 작은 순례자들아, 이제 놀이뿐만 아니라 진지하게 이 과정을 시작해보자.(39/968)


사랑은 두려움을 몰아내고, 감사하는 마음은 자존심을 이기는 법이다.(139/968)


재주도 많고 장점도 많지만, 굳이 남들에게 네 미덕을 자랑할 필요는 없어. 자만심은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천재들의 삶마저 망쳐놓거든. 진정한 재능이나 장점이 남들 눈에 띄는 데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아. 그러니까 당장 남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본인이 그런 재능과 장점을 지녔다는 걸 잘 알고 좋은 방향으로 쓰면 되는 거야. 사람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겸손함에서 나온단다. ... 재주가 있고 품위가 있더라도, 남들에게 오만을 떨며 잘난 척하지 않는 게 좋은 거네요.” 에이미가 신중하게 결론을 내렸다. “재주와 품위는 태도와 말투로 드러나지. 그러니 잘난 척하면서 내보일 필요가 없어.” “네가 가진 보닛과 드레스, 리본을 자랑하려고 죄다 걸치고 나설 필요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야.” (152,153/968)



나는 내 딸들이 아름답고 재주많고 선량한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어. 남들에게 존경과 사랑과 존중을 받으면서 행복한 젊은 시절을 보내고, 좋은 사람을 만나 현명하게 결혼을 하고 유익하고 즐거운 삶을 누리길 바라고 있어. 하느님이 너희에게 근심과 슬픔을 조금만 겪게 하시면 좋겠어. 좋은 남자를 만나 짝이 되어 사랑을 받는 건 여자가 누릴 수 있는 큰 행복 가운데 하나거든. 내 딸들이 그런 아름다운 경험을 하길 바란다.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건 자연스러운 일이야. 메그 네겐 그런 미래를 꿈꾸면서 기다릴 권리가 있어, 넌 그런 미래에 현명하게 대비를 해야 해. 행복한 순간이 왔을 때, 그 순간을 감당하고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사랑하는 딸들아, 너희가 잘살기를 바라지만, 속물적으로 사는 건 원치 않아. 단순히 돈 많은 남자와 결혼을 해서 멋진 집에서 산다고 행복하진 않거든. 사랑이 결여된 집은 진정한 집이라고 할 수 없어. 돈은 생활하는 데 필요하고 귀중한 것이지. 잘 사용된다면 고귀한 것이기도 해. 하지만 너희가 매시에 돈을 우선시하면서 돈에 얽매어 사는 걸 바라지 않아. 자존심과 마음의 평화를 지키지 못하고 왕좌에만 앉아 있느 여왕보다는 가난하더라도 행복하게, 사랑받고 만족스런 삶을 사는 편이 나아.(202/968)


“나도 집안일이 재미있어서 한 건 아니었거든. 오늘은 나도 휴가야. 읽고 싶은 책을 읽고 글도 쓰고 이웃집에 가서 재미있게 놀다 와야겠다.” 늘 바쁘게 살던 어머니가 여유롭게 흔들의자에 앉아 아침부터 책을 읽는 모습을 보고, 조는 해가 서쪽에서 뜬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일식과 월식, 지진, 화산 폭발도 지금 어머니 모습보다 더 놀랍지는 않을 것이다.(235/968)


“맞아. 각자 자기 몫을 충실히 해내야 서로 의지하며 편하게 살 수 있다는 걸 너희가 깨우치길 바랐어. 해나와 내가 집안일을 거의 도맡아 하는 덕분에, 너희는 편하게 사는 거야. 그런데도 너희는 행복해하거나 즐거워하지 않더구나. 그래서 각자 자기 생각만 하고 살면 어떻게 되는지 작은 교훈을 주고 싶었어. 서로 도우면서 자기 몫을 다해야, 여유 시간도 더 즐겁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 힘든 걸 참고 감정을 억제하면 집도 편안하고 쾌적해지겠지?” “맞아요, 어머니. 맞는 말씀이에요!” 자매들이 외쳤다. 너희가 짊어져야 할 작은 짐에 대해 조언을 해줄게. 때로는 짐이 버거울 때도 있겠지만, 짐은 우리에게 유익한 거야. 짊어지는 방법을 깨달으면 점점 가볍게 느끼게 돼. 일을 하는 게 건강에 좋고, 누구나 해야 할 일은 많이 있어. 일을 해야 삶에 권태를 느끼지 않고 나쁜 짓을 멀리할 수 있는 거야. 일은 건강과 영혼에도 보탬이 돼. 돈이나 유행을 좇는 것보다 일을 열심히 해야 힘과 독립심을 기를 수가 있어.(244, 245/968)


딸들에게 차례로 입을 맞추고 소리 없이 축복하면서, 오직 어머니만이 할 수 있는 열렬한 기도를 올렸다. 그녀가 커튼을 살짝 젖히고 음울한 밤하늘을 내다보는데, 구름 뒤에 있던 달이 별안간 모습을 드러내며 상냥하고 밝은 얼굴로 빛을 비추었다. 달이 이렇게 속삭이는 듯했다. “마음 편히 가져요! 구름 뒤에는 언제나 빛이 있답니다.”(331/968)


“지금까지 본 아기들 중 최고로 예뻐요. 누가 아들이고 누가 딸이에요?” 아기들을 자세히 보려고 로리는 우물로 들어가는 두레박처럼 허리를 굽혔다.

“에이미가 아들한테는 파란색 리본, 딸한테는 분홍색 리본을 달아줬어. 프랑스식이래. 그러니까 리본 색깔을 보고 구분하면 돼.(556/968)


한방에 큰 기쁨을 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기회를 엿보다 보면 사소한 것들은 그냥 넘기게 되지. 정작 중요한 건 사소한 것들인데 말이야.(575/968)


마음은 꽃과 같아서 자연스럽게 열려야지 억지로 열리게 할 수는 없었다. (638/968)


아! 하지만 저도 눈이 있어서 볼 건 다 봅니다. 가슴도 있어서 베풀어준 은혜에 고마워할 줄도 알죠.(662/968)


그들은 인생에 한 번 찾아올까 말까 한 행복한 시간을 누리고 있었다. 나이 든 사람에게는 젊음을, 평범한 사람에게는 아름다움을, 가난한 사람에게는 부유함을, 인간의 마음에는 천상의 기쁨을 주는 마법 같은 시간이었다.(905/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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